옛 이야기 (추억속으로)

마포구...현석동...그리고 물난리....!

freestyle_자유인 2007. 1. 17. 17:51

우리 할머니는 물난리를 2번 겪으셨다고 한다.

그 때문에 나중에는 몇대째 같은 지역에서 살다가, 처음으로 고향을 떠나 이사한 곳이

고모님댁 근처 시흥동이였는데, 그때도 할머니는 물난리 경험때문에 언덕 꼭대기에 있는 집으로 이사를 원하셨다.

 

암튼 나 얼릴적 그때가 몇 학년때 였지? 아마 6학년때 쯤 인것 같다.

 

외갓집에 가 있었는데 TV에 헬기에서  찍은 - 물에 잠긴 우리 동네 모습이 보여...죽어도

식구들 하고 같이 죽겠다고 외할머니를 졸라 집으로 가자고 했다.

 

집가지 가는 길도 물에 잠겨 난 거의 팬티가지 젖었고 할머니도 머리에 보따리를 이고

바지를 걷어 올려 물이 들어찬 골목을 걸어 집에 도착했었다.

 

우리집은 마당이 넓고 약간 경사져 있어서 집 전체가 물에 잠겼던 다른 집들과 달리 마당 일부만이 물에 잠겼고, 때문에 쌀가게, 연탄가게에서 우리집에다 물건을 맡겨 놓았는데,

나중에 물이 빠지고 나서 과일 상자를 많이 받아서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있다.

 

물난리는 어른들에게는 근심이였는데, 아이들은 그 가운데서도 놀 궁리를 하게 마련이라 목욕 다라를 물에 띄워 뱃놀이 하다가 어른들에게 꾸중 들었던 기억이 있다.

 

실질적으로 물난리 피해 없었던 나도 학교에서 주는 수재민 물품 받았던 기억과 내가 직접 보지는 못했지만, 내 친구는 집이 2층이라서...돼지 떠내려 가는걸 봤었다고도 한다.

 

지금도 물관리 안돼서 장마철이면 물나리를 겪는 현실이 안타깝지만...어린시절 물난리는 ...나름대로 하나의 추억속 이야기가 되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