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낌이 남은 책 & 영상...!

오감 프레임/로렌스 D. 로젠블룸 / 역 : 김은영/ 21세기북스

freestyle_자유인 2012. 2. 3. 01:12

몇 달 전에 위성TV를 통해 보았던 내용이다.

인간에게는 5가지 감각이 있음에도 우리는 그 감각을 다 활용하지 못하고 산다.

집중이 힘! 집중하면...감각은 발달한다.

바쁘다는 이유로 멀티테스킹하며 사는 우리!

그러니 하나에 집중하지 못하고 감각은 날이 갈수록 무디어 진다.

 

TV에서 - 혓소리를 내며 자전거를 타는 청각 장애인이(외국) 나왔었다.

그는 어린시절부터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그런 식으로 주변의 사물의 우치를 파악하고 장애물에 부딪치지

않고 롤라스케이트를 타거나 농구를 하거나 자전거를 타왔었는데, 그 원리는 박쥐처럼 그가 낸 혓소리가

음파가 되돌아오는 느낌에 따라 그의 뇌는 주변 상황을 인식했던 것이다.

 

나중에는 본인 스스로가 전공을 바꾸어 이 분야에 대해 연구하기에 이르렀는데, 책에도 물론 소개 되기도

했지만, TV에서는 인간이 마치 개처럼 4발로(엎드려) 땅을 기어 다니면서 냄새를 맡는-즉 청각에 집중하는

훈련(실험)을 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너무 예민한것도 문제려나? 그러나 우리는 너무 감각이 무뎌져 오히려 너무 장한 자극을 찾으며 사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와인에서 담배내음이나 쵸콜릿, 자두향...을 맡는것처럼...아주 미묘한 냄새나 소리에 우리의 몸이 열릴 수

있다는 것을 그동안 우리는 잊고 살았다.

(이 책을 읽고서도 모르고 또 빌려오는 실수! 읽다보니 한번 읽었을 뿐만 아니라 TV에서 봤었다는 것을

뒤늦게 알게 되어 스스로 어이 없어 한...!)

 

 

<출판 서평>

내 안에 잠재된 무한한 감각의 능력을 탐험하다!

천부적인 음파 탐지 능력으로 산악자전거 탐험대를 이끄는 시각장애인, 보통 사람보다 먼 곳의 이야기를 더 잘 알아들을 수 있는 청각장애인, 와인의 맛만 보고도 그 와인의 빈티지를 알아맞히는 와인감정가들, 낚싯줄을 타고 전해지는 느낌만으로 잡힌 고기의 종류와 성별, 나이까지 알아내는 노련한 어부 등.
언론에서는 종종 이들을 ‘의학적인 미스터리’로 그리거나 ‘특별한 재능’의 소유자로 다룬다. 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스스로 깨닫지 못하고 있을 뿐, 이러한 능력은 우리 모두에게 잠재되어 있다. 현대 감각심리학은 인간이 박쥐처럼 미세한 소리를 듣고, 개처럼 냄새를 맡고, 곤충처럼 더듬어서 예민한 곳을 파악할 수 있는 감각 능력을 소유하고 있음을 밝혀냈다.
인간은 의식적 사고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이를 발전시키는 동안 비의식적인 영역인 감각을 소홀히 여겨왔다. 그러나 오감은 인간이 외부 세계와 소통하는 중요한 기능이다. 우리는 감각을 계발함으로써 인지 및 판단 능력을 극대화할 수 있다. 또한 두뇌를 전체적인 측면에서 발전시킬 수 있다. ‘오감 프레임’(로렌스 D. 로젠블룸 지음, 21세기북스 펴냄)은 감각심리학이 이룩한 성과를 바탕으로 인간의 오감이 무엇이며, 그 능력이 어떤지를 밝히고, 잠재된 감각 능력을 극대화하는 방법을 제시한다.

특별한 인간의 감각 능력 - 오감에 관한 여섯 가지 이야기

청각 사람들이 물체나 공간을 인식할 때는 시각뿐만 아니라, 청각도 함께 사용한다. 반향정위법은 물체가 반사하는 소리를 감지하여 그것으로 사물을 인식하는 기술로, 꾸준히 훈련하면 보지 않고도 소리만으로 물체의 구조를 파악할 수 있다. 음악은 인간의 뛰어난 청각 능력을 가장 잘 보여주는 사례이다. 전문적인 훈련을 받지 않았다하더라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음높이, 음정, 빠르기 등 음악의 형식적 구조뿐만 아니라 테마, 규칙, 스타일, 감성, 은유적 내포와 같은 심층적인 구조까지도 파악할 수 있다.

후각 인간도 개처럼 냄새를 맡으며 무엇인가를 추적할 수 있다. 물론 사람은 개보다 후각 수용체가 적지만, 더 많은 냄새 분자를 수용체에 닿게 할 수 있다. 그리고 숨을 들이쉴 때는 물론 내쉴 때도 냄새 분자를 수용체에 전달시킬 수 있다. 내쉬는 숨에서 나는 대부분의 냄새는 미각 시스템에 도움을 주어서 개보다 훨씬 다양하고 풍부한 맛을 느낄 수 있게 한다.
또한 냄새는 감정, 기억, 근육 반응, 다양한 방식의 통합 활동을 이끌어내는 등 뇌의 넓은 영역을 이용한다. 언어를 관장하는 뇌 영역조차도 냄새에 의해 활성화될 수 있다. 이렇듯 다중적인 뇌 영역이 활성화되기 때문에 인간은 다른 동물보다 냄새 정보를 더욱 구체적으로 처리할 수 있다. 그리고 사람은 어떤 냄새를 맡았을 때 그 냄새에 접근해야 할지, 피해야 할지를 예측하는 능력도 있다. 냄새로 공포와 매력을 느끼는 것이다.

미각 진화론적으로 인간의 미각이 발달한 이유는 영양이 풍부한 음식과 독성이 있는 음식을 가리기 위해서다. 미각이 혀에 한정된 기능이라는 편견은 사실과 다르다. 미각에는 코, 눈, 귀, 피부가 모두 개입되어 있다. 특히, 냄새와 맛의 통합은 대단히 철저하다. 일부 연구자들은 음식 맛 80퍼센트는 냄새에 의해 결정된다고 말한다. 그밖에 보이는 모습, 바삭거리는 소리, 감촉, 모양, 온도 등에 따라서 음식의 맛이 완전히 다르게 느껴질 수 있다. 그리고 맛은 우리가 무엇을 기대하느냐에 따라서도 달라질 수 있다.

촉각 인간은 촉각을 통해 의사소통을 할 수 있다. 시청각장애인 헬렌 켈러는 상대방의 얼굴을 만지며 신호를 보내 대화를 하는 타도마법을 사용했다. 타도마법은 대화 상대를 이해할 때, 상대방의 감정 표현을 쉽게 느낄 수 있게 할 뿐만 아니라 그 사람의 감정과 하는 말이 일치하는지의 여부도 판단할 수 있게 한다. 그리고 피부로만 촉감을 느끼는 것은 아니다. 탐치, 밧줄, 낚싯줄, 바닥 등 여러 도구를 이용한 대리 접촉을 통해 멀리서부터 어떤 물체, 또는 존재를 느낄 수 있다.

시각 인간의 시각은 사람의 얼굴을 보는 데 매우 뛰어나다. 모든 사람은 안면 인식 전문가이다. 사람의 모습과 가깝지만 완벽하게 같지 않은 인공체를 보면 혐오감을 느낀다. 인공체가 사람의 모습과 흡사할수록 그 혐오감은 더 심해진다. 우리가 사람 얼굴의 아주 미묘한 모습과 작은 움직임까지 상세하게 파악하기 때문에 인공체가 주는 차이에 반응하는 것이다. 그리고 얼굴을 사람의 생식 잠재력, 유전적 건강, 감정 상태, 말에 담긴 의미, 그리고 정체에 대한 정보까지 파악한다.

다중감각 인간의 감각은 오감 중 어느 한 부분만이 발휘되는 형태가 아니라, 여러 감각이 함께 동원되는 다중감각으로 실현된다. 언어 지각은 대표적인 다중감각이다. 대화를 할 때 인간은 소리를 듣기만 할 뿐 아니라 말하는 사람의 입 모양을 보면서 말을 ‘본다’. 듣기만으로는 음절 구분이 어려운 소리(m과 n)는 보기로 구분하는 것이 쉽고, 보기로 구분이 어려운 소리는 듣기로 구분하는 것이 쉽다. 일어서 있거나 무언가를 보거나 하는 것과 같은 간단한 동작을 수행하든, 아니면 배란기를 감지하는 것과 같은 보다 특수한 행동을 하든, 우리의 지각 경험은 기본적으로 다중감각적이다. 다중감각은 우리 뇌가 만들어낸 결과물이며 입력된 정보 그 자체의 가장 의미 있는 측면이다. 소수의 사람들에게 있어서 다중감각적 지각은 짧은 순간 스쳐지나간 장면의 흥미로운 부산물이다. 그러나 우리들 대부분에게 있어서, 다중감각적 지각은 세상을 왕성하게 경험하도록 해줄 뿐만 아니라 그 경험을 생생하고도 시적인 방법으로 전달하는 길을 마련해준다.

[추천사]

시각과 청각, 후각, 미각 그리고 촉각의 개별 또는 상호작용에 대한 놀라운 이야기들. 사람은 말을 볼 수 있고, 형태를 들을 수 있으며, 향미를 만질 수 있고, 냄새를 맛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매력을 냄새 맡을 수도 있다. 로젠블룸의 열정은 다른 사람에게까지 열정을 불러일으키고, 그의 문장은 누구에게나 쉽게 읽힌다.
─ 커커스리뷰Kirkus Reviews

로젠블룸은 기상천외한 사례들을 통해 인간이 가진 오감의 경이로움을 문외한이라도 어렵지 않게 이해할 수 있는 쉬운 표현으로 설명하고, 또한 누구나 쉽게 그 경이로운 감각들을 흉내 낼 수 있음을 보여준다. 스티븐 핑커의 [마음은 어떻게 작동하는가]를 읽은 사람이라면, 비과학도를 위한 과학책이라는 면에서 이 책이 그 책과 사촌임을 알 수 있을 것이다.
─라이브러리저널Library Journal

도저히 눈을 뗄 수 없는 이 책을 다 읽고 나면, 당신은 스스로의 감각이 얼마나 큰 능력을 갖고 있는지에 대해 깜짝 놀라게 될 것이다.
─뉴사이언티스트매거진New Scientist Magazine

내가 지금까지 보아온 책들 중에서 비과학도로 하여금 감각 경험과 지각의 놀라운 세계로 빠져들게 만든 책은 이 책이 처음이다. 지금까지 감각과 지각에 대해 다룬 대중과학서들은 신경과학에 대한 책들보다도 오히려 재미가 없었다. 하지만 [오감 프레임]은 그런 등식을 깨버린다. 로젠블룸은 흥미로운 인물들에 대한 생생하고도 직접적인 경험과 이야기 속에 독자들을 끌어들이는 한편, 딱딱한 과학 이야기를 재미있고 알기 쉽게 풀어냈다.
─래이첼 허츠Rachel Herz,[욕망의 향기]저자

로젠블룸의 새로운 저서는 우리의 감각이 서로 얽히고 설켜 매일의 삶에 어떤 영향을 주고 있는지에 대한 수백 가지의 놀라운 사례들을 보여준다.
─사이언티픽아메리칸Scientific American
                                                                                              -인터 파크에서 발췌-<목차>프롤로그

1부. 청각

1장. 침묵의 소리
말 없는 물체의 소리를 듣는다 | 공간을 듣는다 | 소리를 차단하는 조용한 물체의 소리를 듣는다
2장. 소리 나는 공, 완벽한 투구
미래를 듣는다 | 물체의 형태를 듣는다 | 우리는 절대음감을 갖고 있다 | 음악의 심층 구조를 안다 | 음악이 의미하는 바를 안다

2부. 후각
3장. 사람도 개처럼 냄새를 맡는다
냄새를 추적하는 데 도움을 주는 두 개의 콧구멍 | 사람마다 독특하고 비밀스러운 냄새가 있다 | 냄새는 기억에 감정을 덧입힌다 | 냄새로 위험을 감지한다
4장. 당신을 흥분시키는 냄새
의식에 닿지 않는 냄새 | 공포의 냄새 | 번식력의 냄새 | 적합성의 냄새 | 대칭성의 냄새 | 다른 사람의 냄새가 나의 기분과 정신 상태에 영향을 줄 수 있다 | 의식에 닿지 않는 냄새의 영향력은 미묘하고 복잡하다

3부. 미각
5장. 차갑게 식은 음식과 가짜 고급 와인
보는 대로 맛이 난다 | 들리는 대로 맛이 난다 | 촉감대로 맛이 난다 | 냄새대로 맛이 난다 | 기대하는 대로 맛이 난다 | 이해하는 만큼 맛이 난다

4부. 촉각
6장. 고무 손과 고무 뇌
시각은 촉각을 도울 준비가 되어 있다 | 장면을 맛보다 | 더 많이 접촉할수록 뇌는 더 많이 변화한다 | 뇌는 단기 가소성을 이용해 장기 가소성을 확립한다 | 뇌는 잃어버린 촉각을 기억한다 | 신경가소성은 무엇을 생각하느냐에 달려 있다 | 신경가소성은 가짜 사지에 의해서도 유도될 수 있다 | 촉각 착각으로 유체이탈을 경험할 수 있다
7장. 말 만지기, 무지개 느끼기
얼굴을 만져보기만 해도 사람의 얼굴과 표정을 읽을 수 있다 | 만져보지 않고도 사물에 대해 알 수 있다 | 몸으로만 촉감을 느끼는 것이 아니다 | 인간도 거미처럼 진동을 이용할 수 있다

5부. 시각
8장. 섬뜩한 계곡
사람은 누구나 안면 인식 전문가다 | 얼굴의 움직임을 보고 그 주인을 알아본다 | 다른 사람의 표정을 읽는 데 내 얼굴을 이용한다 | 표정이 감정을 좌우한다 | 얼굴에 성격이 드러난다 | 예쁜 얼굴에는 저항할 수 없다 | 아이 잘 낳는 얼굴은 따로 있다
9장 최고의 칭찬
무의식적인 모방이 당신을 더 좋은 사람으로 만든다 | 모방은 지각 능력을 더 발전시킨다 | 우리의 뇌는 항상 무언가를 모방하고 있다 | 사람은 타인의 시선을 따라가려는 강한 본능이 있다 | 나도 모르는 사이에 타인의 움직임에 동조한다 | 타인과의 동조는 지각과 사회화에 도움을 준다

6부. 다중감각
10장. 내 말을 좀 봐
보통 사람도 입술을 읽는다 | 얼굴 전체에서 입술을 읽는다 | 우리는 언제나 입술을 읽는다 | 뇌는 우리가 눈으로 본 소리를 듣는다 | 목소리와 얼굴을 대응시킬 수 있다 | 낯익은 사람의 입술은 더 잘 읽을 수 있다
11장. 그 위의 모든 것
눈의 초점을 맞추면 몸의 자세가 변한다 | 생식력과 아름다움을 감지하는 다중감각 | 인간의 뇌는 다중감각적인 정보를 중심으로 설계되었다 | 누구에게나 공감각이 있다 | 공감각은 언어 능력에도 도움을 준다.

 

 

<본문 중에서>

그러나 바로 이 순간에도 당신은 인식하기도 어렵고, 믿기는 더 어려운 여러 가지의 지각 활동을 해내고 있다. 소리 나지 않는 것들의 소리를 듣고 있으며, 피부에 닿지 않은 것들의 촉감을 느끼고, 특별히 구별할 만한 냄새를 풍기지 않는 것들의 냄새를 맡고 있으며, 형태가 없는 것들을 보고 있다. 그것도 항상 말이다. 사실 이런 특이한 지각 능력은 당신이 세상과 관계를 맺고 살아나가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 p.4)

그동안 다른 동물들에게나 가능했다고 생각했던 정보를 인간의 감각도 획득할 수 있음이 지각심리학과 뇌과학 분야에서의 새로운 연구를 통해 밝혀지고 있다. 과학의 발달과 함께 인간도 박쥐처럼 소리를 이용하고, 개처럼 냄새를 맡고, 곤충처럼 더듬거릴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끊임없이 이러한 활동을 하고 있다. 보다 의식적인 뇌가 일상의 사소한 일들로 바쁘게 돌아가는 동안, 덜 의식적인 뇌는 훨씬 더 흥미로운 일들을 시도하고 있다. 우리의 덜 의식적인 뇌는 초인적인 정보 처리 과정을 거쳐 엄청난 양의 빛과 소리와 냄새를 받아들인다. 심리학자들도 이미 오래전부터 인간의 감각기관이 인간의 의식 없이도 정보를 획득할 수 있다는 것을 알고는 있었다. 그리고 새로운 연구들은 인간의 모든 지각 능력이 이 같은 방식으로 실현된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우리 안에 내재된 이러한 놀라운 지각 능력은 대부분 덜 의식적인 뇌에서만 발휘되고 있다. 이 책의 목적은 그 능력 중 일부를 우리의 의식적인 뇌 쪽으로 끌어오고자 하는 것이다.
(/ p.5)

지극히 현대적인 시나리오를 가정해보자. 아침 회의에 늦은 한 남자가 회의실을 향해 정신없이 복도를 걸어가고 있다. 한 손에는 회의 자료를 들고 훑어보면서 다른 한 손으로는 커피를 들고 마시고 있다. 그런데 그는 회의 자료에서 눈을 떼지 않고서도 복도의 모퉁이와 정수기, 쓰레기통, 다가오는 동료, 복도 여기저기에 놓여 있는 그 외 모든 장애물들을 능숙하게 피해 간다. 이 남자의 눈과 정신은 온통 회의 자료에 팔려 있기 때문에, 그가 복도를 지나가는 길은 소리에 의해 안내되고 있다. 그 남자가 피해 가는 장애물의 대부분은 소리를 내지 않거나 낸다고 해도 아주 작은 소리만 내고 있다. 따라서 남자가 이 장애물들을 감지하는 것은 그것들이 반사하는 소리를 듣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이 남자는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반향정위법을 길잡이로 이용하고 있는 것이다. 장애물로부터 반사되는 소리의 대부분은 발자국 소리가 근원이지만, 복도에서 나는 다른 소리들(동료들의 발소리와 말소리,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고 닫히는 소리, 아주 조용히 돌아가는 듯한 환풍기 소리 등)도 큰 보탬이 된다. 이렇듯 일상생활에서 우리는 부분적으로 수동적인 반향정위 능력에 의존해서 행동하고 있다.
(/ p.32)

우리의 연구 결과들을 보면, 식역하의 냄새는 매우 특정한 생각과 심지어는 행동에까지도 미묘하게 영향을 주는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보자. 당신이 있는 공간에 의식에 닿지 않을 정도로 소량의 세척제 냄새가 풍기게 해둔다면, 당신은 컴퓨터 화면에 나타난 청소와 관계된 단어들(‘위생’ ‘정리’ 등)을 훨씬 빨리 인식할 수 있다. 또한 이러한 미미한 세척제 냄새는 아침에 하루 일과를 계획하는 데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무의식적으로 세척제 냄새를 맡은 피실험자들은 하루 일과에 청소(방 정리, 세차 등)와 관련된 일들을 집어넣을 확률이 높다. 또한 감지할 수 없을 정도의 세척제 냄새는 실제로 피실험자가 더 깔끔하고 단정하게 되는 데에도 영향을 미친다. 처음부터 미미한 세척제 냄새에 노출되었던 피실험자와 그렇지 않은 피실험자에게 똑같이 잘 부스러지는 크래커를 먹도록 권했을 경우, 전자는 후자보다 세 배나 더 많은 청소 동작(책상 위에 떨어지거나 입가에 묻은 크래커 부스러기를 치우거나 닦는 동작)을 보여주었다.
(/ p.136)

하지만 언어가 때로는 기억에 도움이 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상황을 더 나쁘게 만들 수도 있다. 이런 경우를 생각해보자. 당신은 방금 어떤 범죄 현장을 목격했고, 범죄자의 얼굴도 똑똑히 보았다. 당신은 사진을 보면 범죄자가 누군지 정확히 가려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경찰에게 그렇게 말한다. 하지만 용의자들의 사진을 보여주기 전에 경찰이 당신에게 용의자의 외모에 대해 설명해달라고 한다. 당신은 최선을 다해서 설명한다. 약삭빠르게 생겼고, 코는 주먹코고, 입꼬리가 치켜 올라갔고……. 이렇게 용의자의 외모에 대해 설명한 뒤, 경찰이 제시한 사진을 차례차례 확인한다. 그 사진 속 인물들 중의 하나가 범인임에는 틀림없다. 하지만 처음에 자신만만했던 것과는 달리, 사진을 보고 범죄자를 식별해내는 것이 너무나 어렵다는 데 놀란다. 경찰은 누구나 다 그렇게 느낀다고 말한다.
(/ p.191)

매력적인 용모에 대한 또 하나의 보편적인 특징은 그 얼굴이 평균적이라는 것이다. 역설적으로 들릴 수도 있지만, 여기서 평균성의 의미를 이해한다면 완벽한 설명이 될 것이다. 많은 수의 얼굴 사진을 늘어놓고 디지털 기술을 이용해 중첩시켜 얻은 합성얼굴을 기억해보자. 이렇게 얻은 얼굴의 이미지는 그 얼굴을 합성하는 데 쓰인 모든 얼굴의 평균적인 특징을 갖게 된다. 일반적으로 이렇게 합성된 얼굴은 합성에 쓰인 개별적인 얼굴들보다 더 아름답다는 평가를 받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합성에 쓰인 얼굴의 숫자가 크면 클수록 얻어진 합성얼굴은 더 아름답게 나타난다. 합성에 쓰인 얼굴이 많으면 많을수록 인구 전체의 평균적인 얼굴을 반영하는 이목구비에 가까운 합성얼굴이 얻어진다고 볼 수 있다. 평균성이란 적합한 기질이기도 하다. 평균성은 유전적으로 정상 상태를 반영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합성사진에서 나타나는 평균성은 생물학적으로 충분히 근거가 있는 아름다움이라고 할 수 있다. 근본적으로 그 (가상의) 주인의 유전적인 건강을 알려주기 때문이다.
(/ p.304)

더욱 놀라운 것은, 우리가 지각하는 색채와 소리의 대응이 공감각의 그것을 따른다는 사실이다. 악기 소리(피아노, 바이올린, 백파이프 등)를 듣고 그 소리에 대응되는 색채를 선택하라고 하면, 많은 사람들이 공감각을 가진 사람들의 선택과 거의 비슷한 선택을 한다. 공감각을 가진 사람들처럼 우리들도 높은 음정에는 밝은 색깔을, 낮은 음정에는 어두운 색깔을 대응시킨다. 우리나 공감각을 가진 사람들이나 피아노 소리에는 더 선명한 색깔을, 바이올린 소리에는 엷은 색깔을 선택한다. 또한 큰 소리에 더 밝은 색깔을 대응시킬 확률이 높다. 보통 사람이나 공감각을 가진 사람이나 비슷한 소리에는 비슷한 형태를 대응시킨다. 즉, 공감각을 가진 사람들처럼 우리도 낮은 소리는 둥근 형태로, 높은 소리는 보다 각이 많은 형태로 묘사하는 경향이 있다.
(/ p.429)

우리의 의식 바로 아래, 그곳은 우리가 살고 있는 또 하나의 평행 세계다. 그곳은 진화론적인 유산으로부터 우리를 안전하게 지켜주는 세상이다. 우리 안의 박쥐는 우리가 점유하고 있는 공간을 듣는다. 우리 안의 토끼는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는 위협과 예상되는 사건들에 귀를 기울인다. 우리 안의 개는 어디서 냄새가 나는지를 알아내고, 우리 안의 쥐는 그 냄새를 바탕으로 가족과 생식력과 가임 여부를 알아보는 데 도움을 준다. 우리 안의 거미는 상대를 직접 만져보지 않고도 느낄 수 있게 해주며, 우리 안의 개똥벌레는 타인과 동조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우리 안의 원숭이는 얼굴만 보고도 상대방의 의도를 알 수 있게 해주고, 타인의 행동을 효과적으로 모방할 수 있게 해준다. 우리 안의 족제비는 신경계에 내재된 신경가소성을 통해 이런 능력들을 미세하게 조종하게 해준다.
물론 우리 안의 이런 동물원을 가장 효과적으로 만들어주는 것은 우리가 하는 모든 행동에 내재된 다중감각 지각을 통해 협력하는 그 동물원의 능력이다. 하지만 우리는 또한 우리의 의식 바로 아래 있는 이 동물원이 우리와 우리의 의식적인 노력을 주시하고 있다는 것을 상상할 수 있다. 우리가 우리 자신에 대해 읽고, 생각할 수 있다는 사실이 얼마나 경이로운 것인지는 두말할 나위가 없다. 인간은 다른 어떤 동물에게서도 볼 수 없는 자의식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자의식이라는 호사는 위에서 말한 것과 같은 우리 내면의 동물원과 그 동물원으로부터 생겨난 감춰진 지각 능력 덕분에 가능하다.
(/ pp.441~442)

그러나 지금까지 밝혀진 것처럼, 숨겨진 능력의 많은 부분은 의식의 영역 안에 놓여 있다. 우리는 반사음의 보다 미세한 부분을 더 잘 들을 수 있도록 학습할 수도 있고, 별도의 감각을 이용해 향미의 각 구성 성분을 맛보도록 배울 수도 있다. 또 실내장식을 위해 향기를 배합하는 능력을 더 발달시킬 수도 있고, 낚싯줄에 걸린 물고기의 특징을 손으로 느끼도록 배울 수도 있다. 얼굴과 목소리를 대응시키는 지각 능력을 배가시키거나, 누군가의 독특한 특징을 재미있게 흉내 내는 방법을 배울 수도 있다. 심지어는 그런 방법을 선택만 한다면, 촉감으로 대화를 지각하는 방법을 배울 수도 있다. 우리 안의 동물원은 마치 그것이 가진 드러나지 않는 모든 능력과 함께, 우리가 지각의 잠재력을 의식적으로 충분히 활용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기다리고 있는 것 같다.
(/ pp. 442~4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