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에 여유가 있었으면 더 좋은 영상을 담을 수 있었을텐데...앞 사람 쫓아가기 바쁘고,
내가 멈추면 상대방들이 날 기다리는 상황이니...!
옆에 있는 건 내 베낭이 아니다.
긴 등산바지는 디자인이 마음에 드는 걸 샀는데, 지나가다가 싸서 산 반바지는 역시 너무 싼걸 사서인지
폼이 안나다.
셀카를 정면에서 이렇게 찍으면 언제나 이중턱!
그래도 자작나무 멋져서 직을 것이지 주인공은 내가 아니라 자작나무다.
여기까지 죽어라갔것만 사람들은 안보이고...짚차 타고 다니던 기억으로 더 걷다가 뭔가 이상해서
다시 돌아 나왔다. 그런 상황과는 무관하게 풍경은 너무 멋지다.
왜 물길 놔두고 이런 돌길만 걷게 히냐고요~!!! ㅠ
물길은 부드럽고. 햇살을 받은 물을 차갑지 않고 시원하다.
이까가 깊은 자연임을 알려주지만 사실 너무 사람들이 많아 찾아 예전 원시림 같은 맛은 안난다.
좌우로 물길을 넘나들기를 몇 번을 했는지 모르겠다. 마지막엔 앞 사람 쫓아 가느라 못 찍었지만,
제법 넑고 깊은 하천을 넘어서 도로로 올라설 수 있었다.
지질학을 좀 알면 이 바위에 대한 더 자세한 내용을 알텐데....,
세월의 역사와 바위의 멋스러움이 하나가 되어 다가왔다.
비가 오다 그치다를 반복. 잠시 그친 뒤 산 위로는 물 안개와 석양빛이 함께 섞여 있었다.
앞 사람 쫓아가기에 바쁜 와중에도 내 눈에 들어온 소나무.
그냥 지나갈 뻔 하다가 앞서서 사진 찍는 분들이 있어서 나도 바쁜 발걸음을 멈추고 사진을 찍었다.
덕분에 일행을 놓치고....!
11시 기상.
방학이라 아침 수업이 없어 다행이다.
20년 전 정도?
아침가리라는 계곡에서 물길을 거슬러 오르는 백패킹이라는 것이 있다는 기사를 접하고, 무식하게 식구들
데리고 무작정 간 적이 있었다.
물론 실패. 정보도 없었고, 지금의 초소 근처까지 가다가 식구들의 데모로 무산 됐고, 그때 지나가던 짚차가
걸어서는 못 가는 곳이라 했다.
그 후에는 짚차 동호회에 들어 이침가리를 참 많이 갔었다.
요즘은 이 아침가리 물길 트래킹이 떠오른지 꽤 됐지만, 이런 사연이 있는 나는 어제서야 그거 이룰 수 있었다.
아침 배차 간격느린 대중교통 탓에 첫 집결지에서는 버스도 놓쳐 다시 전철 타고 2차 집결지에서 합류.
도착 후엔 옆좌석 분과 천천히 걷다가 일행 잃어버려 산 속 깊이 들어갈 뻔 했고, 그 이후엔 일부러 선두 그룹에 껴서 내려왔는데, 너무 빡세게 바삐 걷고, 트래킹 샌달은 물에 젖어 발목이 돌고...어쨌든 천중 번개치는
가운데서도 큰 비 안 맞고 왔지만, 엄지 발 피부가 물집이 잡혀 크게 벗겨진 지도 몰랐다.
일찍와서 옷도 빨리 잘 갈아 입었지만 뒷 사람들은 비 쫄딱 맞고 도착하기 시작, 내가 5시 반에 도착했는데,
버스가 떠난건 7시.
자정무렵 집에 도착.
집에 와서도 서류 작업 하고 늦게 잤지만, 정말 빡센 하루였다.
그럼에도 아침가리는 너무 좋았다.
다음에는 좀 다 여유있게 물길 중심으로걷고 싶다.
<몇 가지 생각>
1.여유있게 나간다 했는데, 새벽 시간은 뭐든 배차간격이 늦다.
그래서 첫 집결지에서 버스 놓쳤다.
그렇다 하더라도 미리 문자 중간에 보냈는데, 답변 & 전화 없이 떠나는 건 좀 너무 하다는 생각.
2. 더 너무 한 건 우리 팀이 아니라 트래킹을 마치고 오니, 다른 팀 산악회에서 20분 늦게 하산했다고,
쏟아지는 폭우에 겨우 하산한 사람들 두고 차가 서울로 떠났다 한다. 조난 사고라도 났으면 어쩌려고.
그 팀 우리 차 타고 왔다.
3.이것과 유사하게 내 옆자리 분이 체력이 약하다고. 우리가 후미인가 싶었는데 사람들 아보이고, 트래킹
시작점인 다리는 안보이고, 어렵게 도착해 일행 찾다 포기하고 분교있는데 갔나 싶어 더 걷다가 돌아와
어렵게 일행 만났는데, 전화도 안되고 조난 당하기 십상. 어떻게 뒤 쳐진 일행이 안왔는데도 찾을 생각없이
수다 떨면서 밥을 먹을 수 있는건...? 이미지 관계 없이 화냈다.
4. 지난번 왔던 사람들은 구간 종료 시각이 더 짧았단다. 게다가 물길 위주로 걷고.
리더의 말을 따라야 해서 계곡과 물을 번갈아 가며 걸었는데 날카로운 돌 천지인 곳을 다치지 않고 걸으려니 힘들었고(물론 물 속도 바위가 미끄럽고 깊은 곳도 있어 위험에 대비는 해야겠지만) 무엇보다 시간 안배나
같이 간 사람들에게 주의점들을 제대로 알리지 않은 어설픈 진행이였다.
5. 그곳 현지인들은 팬션이나 음료 음식 장사 외에는 관광객들에게 얻는 수익은 크게 없다고 봐야 할 것 같다,
그러나 화장실 3칸에 2칸 고장나고 나머지 한 칸은 더럽고, 불도 안들어오고, 옷을 적신 사람들은 갈아 입을 곳이 없고. 손으로 쓴 입간판에 어디서 갈아 입으라고 적어 놓은 글이 있었지만 찾기 쉽지 않아 포기했다.)
아곳 화장실은 마치 80년대 한국을 보는 듯하다. 관리가 전혀 돼있지 않아 실망이 컸고, 문제라는 생각도
들었다.
여긴 내블로그라 내가 느낀 문제들을 적었다.
사고는 늘 도사리고 있다.
미리 준비하고 수시로 주지하며 진행해야 사고없이 즐거운 추억을 만들 수 있을거란 생각이다.
다음엔 캠핑하고 싶다.
(사진 올리다보니....복장 참 어설프다. 폼이 안나!!!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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