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속 이야기

[스크랩] 모처럼 여유로운 시간을 보냈다.

freestyle_자유인 2010. 2. 25. 09:48

지난번 후배들과의 모임엔 불참.

 

우리 모임에서도 사람들 사이의 유대감이라 할까 ?중심이 되고 끈이 되는 후배가 있다.

지난 주 토요일 파주 가는 길에 그녀가 근무하는 학교 이정표가 보여 만나기로 했다가 못만나고,

메일로 온 홍대앞 퍼포먼스 공연을 핑계로 만나기로 했다.

 

6시 약속인데, 어디서 만나자는 연락도 없고 문자를 보내니...5시가 넘었는데도 답이 없고...

그 뒤로 이어진 불안감! (그동안의 여러 사건과 시간들이 내게 가져다 준 반사적 불안감의 엄습이랄까?)

 

다행히 후배 연락이 늦게나마 와서 같이 식사하고 공연보고 막걸리까지 마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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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과 홍대 앞 좋은 음식점과 카페를 잘 아는 후배.

"언니 오늘 맛있는것 먹어요~!"라며 음식 종류를 읊어댄다.

난 파스타(스파게티)가 먹고 싶었다.

 

그렇지 않아도 월요일, 화요일이면 <파스타>라는 드라마를 즐겨보는데,

거기서 맛았는 이태리 음식-특히나 파스타 만들고 먹는 장면이 나오면 나도 모르게 군침을 삼키곤 했었다.

 

요즘 우리는 합정동쪽 식당이나 카페를 자주 찾는다.

그쪽은 비교적 사람들이 없고 이제 개발되는 중이라...예전의 홍대쪽 분위기랄까?

좀 덜 상업화되어 사람사는 맛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골목 저 골목 도는것도 그동안에 어떤 새로운 가게들이 생겨났을까? 하는 기대감으로 재미가 있다.

 

후배가 안내한 곳은 테이블 서너개의 작은 파스타집.

유리로된 입구쪽 벽으로는 한적한 골목의 풍경이 보이고 가게 안에는 멈춘 괘종시계, 누군가 그린 인물 수채화

그리고 앙리마티스이 색종이 그림...이 있었다.

 

그중 특이한것이 주방쪽에 보이는 싱싱한 요리재료(채소들)이였다.

(다만 마음에 들지 않는것은 주인이 미용실에서나 쓸 듯한 밀착도가 높은 비닐? 장갑을 끼고 있다는 점)

 

나는 크림스파게티가 좋아 그걸 시키고 후배는 토마토 스파게티르 시켰다.

주문한 음식이 나오고 한 입 입에 넣는 순간의 느낌.

면을 씹으면서.... 전해지는 크림소스와  스파게티면의 만남? 그 절묘한 조화? 맛있었다. ^^

조용하고 작은 식당에서 어스름 어둠이 내리기 시작한 한적한 골목과, 내가 좋아하는 후배를 마주하고 먹는

스파게티의 맛은 일품이였다. 게다가 편안하고 여유로운 대화.

 

 

식사를 끝내고 공연장에 가기 전에 편의점에서 커피를 사서 놀이터에 앉았다.

무명의 가수가 작은 건반 악기 반주에(보컬 옆에서 친구가 마치 멜로디언 같이 작은 건반악기를 반주)

기타를 치며 노래를 부른다.

 

제목을 모르는 많이 들어 본 노래와 존레논의 <이메진)을 들었는데, 두 노래의 음색이 다른게 재밌다고 할까?

좋았다. 잘 갖춰진 공연장도 아니고 셋팅된 악기 편성이 아닌...자연스러운....바람을 느낄 수 있는 야외에서

조용히 그리고 편안히 음악을 들을 수 있다는게 좋았다.

 

여기서도 음악들으며 거너편 나무가지 따라 하늘의 반달도 보고...귀로 음악듣고 목덜미로는 바람을 느끼는 

아무 걱정이나 웅크림 없는 여유로운 시간 그 한적함, 느림의 시간이 좋았다.

 

공연은 별로였다.

그래서 그냥 가기에 멋적어 골목길 탐색하다가 나중에 가기로 하고 점 찍어 둔 막걸리 집에 들어가...

이야기 나누며 술을 마셨다.

 

그동안 내면에 쌓아 두었던 생각& 감정...을 누군가에게 털어 놓고 싶었다고 할까?

그런 이야기를 맘 편히(?) 할 수 있는 후배가 있어서 좋았다. 

모처럼 스파게티에 막걸리까지...돈을 좀 쓰긴 헸지만...그래도 아깝지 않았다.

좋은 사람하고의 시간과 돈은 아깝지 않다.

*가게 이름이 <향기나는 밥상>?

*메뉴판.

여기에 12, 13...이 적혀 있어서 난 그게 무슨 페이지를 적어 놓았나? 했더니 12는 12,000원 13은 13,000원.^^

*싱그러운 채소가 눈에 들어왔다.


*내가 먹은 곤졸라&버섯 스파게티.


*빵과 함게 나온 올리브가 맛있었다. 와인을 넣은 것인지...?

*골목길 걷다가 발견한 지하에 있는 옷가게 입구 표지판?


*우리 스타일은 아니지만...가게& 디스플레이 모습이 예뻤다.

*잠간의 시가니였지만 넘 좋았던 시간을 기억하기 위해 멀리서 한 컷!

모두들 그냥 갔지만 우리는 천원을 넣었다. 외국에서는 거리 공연자들에게 돈을 마구 넣었을 것 같은 사람들도

음악 잘 들어 놓고도 그냥 가는게 마음에 들지 않았다. 응원의 뜻으로...!

&씨어터 제로의 화장실.

*망사?천에 색을 입혀 붙여 놓았는데...그 색감이 묘하다.


*난 아이들이 장안친 줄 알았다. '혹시나 키치 아트?' 하고...!

그런데 서교 파출소에서 만든 비상용 벨이여다. 그 조악함에 그리고 그게 홍대 앞이라는게 너무 재미있었다는!^^

*공연이 별루라 그냥 갈 수 없었던...!

우리는 연꽃향 막걸리와 현미 막걸리를 마셨다.

*우리가 시칸 두부김치. 아삭 아삭한 맛과 부드러운 두부가 잘 어우러지는...!

무엇 보다도 주인의 친절한 설명이 마음에 들었다. 3월 말까지는 호가든 맥주가 4000원.


*동네에 와서 혼자 단골 맥주집을 찾았다. (300cc? 두잔)

사실 그동안 너무 신경을 많이 써서 아주 힘들었다.

그걸 혼자 주체하기 힘들어 술을 마시고 싶었다.

출처 : Free style...
글쓴이 : 자유인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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