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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우 속을 헤치며 만난 미술 작품과 작가 (빌 비올라전& 장연순....!)

freestyle_자유인 2008. 7. 19. 21:29

지난 주 <장연순>展 갔다가 낮 시간대에  작품체험 코스가 있는 걸 알았다.

우리가 방문했을때가 저녁이라 큐브만들기 체험을 하지 못해...일부러 오늘 후배와 약속을 해 체험코스 시간대인 2시에 맞춰 쏟아지는 폭우를 헤치며 미술관에 도착.

 

지난 주엔 우연히 무료개방인 때에 방문을 했는데...오늘은 입장료가 3,000원.

우선 지난 주 산 일기장(고흐 그림 표지를 클림트의 그림으로) 을 바꾸고,

지난 주 놓친 빌 비올라 비디오 전시부터 보았다.

10여분 보았을까? 체험 시작 시간이 2시~4니....시작 시간은 아니지만 여유는 있을 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막상 도착해 체험신청을 하니 다 마감이(재료가 다 떨어쪘단다-30면 마감이라고...!) 됐단다.

그런 문구는 체험프로그램 알리는 광고판 어디에도 없었다.

아~ 말도 안된는....지난 주 보았음에도 체험코스 때문에 일부러 폭우 쏟아지는것도 무시한채 달려왔건만...!

아무리 이야기해도 소용이 없다.

(쏟아지는 비의 양이 너무 많아 운동화를 신었는데도 신발 속은 다 젖어 발은 다 불고 운동화 깔판도 물에 불어

접히기까지...! )그렇게 힘들게 간건데...게다가 그것 때문에 입장료까지 내고 들어 온건데...!

 

화가 나고...좀 억울하다는 생각도 들어 국립현대 미술관 게시판에 욕을 쓰겠다고 생각하며 돌아섰는데...

왠지 홀 건너편에 서 있는  뒷모습의 중년의 여성이 작가일것 같다는 생각.

 

다가가니 내 생각이 맞았다.

난 작가를 만나 이럴 수 있냐고 상황 이야기를 했다.

그랬더니 잠간 기다리라더니...조교들이 만들었던 샘플들을 뜯어 우리에게 주었다.

우리가 앉아 바느질하며 나누는 대회를 듣다가 내가 아주 적극적이라며 작가가 이야기를 걸기 시작해서...전공 이야기...작품 이야기...아주 많은 이야기를 주고 받았다.

본래 관람예정 시간이 1시간(체험프로그램 포함)이였는데, 작가와의 대화 도슨트 설면 그리고 설문지 응답에 다시 도슨트와의 대화까지....! 미술관 셔틀버스를 탄 시각이 5시 30분?

무려 3시간30분식이나 미술관에 있었던 셈이다.

 

참 빌 비올라 비디오 전시는 시간이 부족해서 오래 보지 못했는데...잠간 본 소감은 물속을 들어 가거니 나오는..들어가서는 아주 천천히 소음도 빛도 사라져가는 허공을 걷는 사람들의 모습이...사후 세계를 넘어 가거나, 넘어오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종교가 없다면 우리는 사후에 저런 길을 갈 것 같다는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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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비디오 아티스트 빌 비올라>

"고대 그리스나 로마 사람들은 인간이 죽으면 몸을 떠나 별들이 있는 곳으로 간다고 믿었다. 그래서 밤에 별을 보면 자기 조상을 바라보는 것과 같았다." 미국의 비디오 아티스트 빌 비올라(57·사진)도 그의 부모가 타계한 후 밤마다 하늘을 바라보며 위로를 받았다고 고백한다. 그가 지난해 베니스 비엔날레 부대행사에서 선보였던 영상 설치작품 '해변 없는 바다'를 국립현대미술관에서 10월26일까지 특별전 형식으로 보여주고, 사간동 국제갤러리에서는 31일까지 개인전을 연다.

'해변 없는 바다'는 이승에서 저승으로 가는 죽음의 이미지를 물의 장막을 통과하는 배우들의 연기를 통해 표현한 작품이다. 국제갤러리에서는 '해변 없는 바다'를 제작하면서 파생된 '수락(Acceptance)', '변형(Transfiguration)', '세 여자(Three Women)', '순결한 자들(The Innocents)', '작은 성인들(Small Saints)', '배열(The Arrangement)' 등의 작품을 보여준다.

빌 비올라는 대부분 물을 소재로 인간의 죽음과 유한성을 관조적으로 접근한다. "여섯 살 때 뉴욕 북쪽으로 여름 휴가를 갔다가 호수에 빠졌다. 바닥까지 가라앉아 죽을 수도 있는 상황이었지만 눈을 뜨는 순간 낙원 같은 세계가 펼쳐졌다." 그는 그의 삶에서 가장 평화로운 몇 초, 그러나 기억 속에서는 슬로모션처럼 매우 긴 시간이었다고 술회했다.



◇세 여자(Three Women)

"제 작품은 어쩌면 그때 그 장소로 돌아가고 싶은 심정을 담고 있는지도 모른다."
비올라는 1980년 일본에서 선수행자인 다이엔 다나카를 만나면서 인식의 전환을 한다."기독교에서 신은 외적 존재지만, 불교는 우리 각자 내면에 신을 가지고 있고, 우리만이 우리를 구할 수 있다고 말한다."

여기서 그는 '밖에서 안으로'라는 큰 전환을 맞게 된다. "카메라가 바깥세상의 이미지만을 만들어 내는 도구가 아니라 내 내면 속의 이미지를 보여줄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카메라가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것을 보여줄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 것이다."

명상이 고정관념을 떨쳐버리고 새로운 사고에 도움이 된다는 그는 2005년 인도
다람살라에서 달라이 라마를 만나기도 했다. "그분의 첫인상은 그분같이 바로 이 순간을 살고 있다는 강렬한 느낌이었다."

인간의 몸은 영을 잠시 담아두는 도구라고 생각하는 그의 작품은 사실상 '인간의 영적 사유'라 할 수 있다. 불교의 선종, 기독교의 신비주의, 이슬람의 수피교까지 망라한 정신적 유산을 비디오에 풀어내고 있다. "촬영은 수용복 광고기법을 응용했다. 비디오에 등장하는 연기자들에겐 별다른 주문 없이 죽음의 시를 읽어 주거나 가족 등 주변에서 겪은 죽음의 경험을 말하게 하는 것이 전부였다." 수막 통과 때의 연기자 표정은 자연스럽게 나온 것이란 얘기다. 실제로 압력이 강한 수막을 통과할 땐 숨이 막히는 기분이 든다고 한다. 수막은 이승과 저승을 가르는 경계
지대인 셈이다




 



 


 

                                                                                                                 2008.7.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