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1년이면 이맘때 모이는 사람들.
아주 오래 전 여러사람들과의 모임에서 알게 된 세 사람. 그때 그 사람들은 기억나지도 않고 어디로 간지도 모르고....지금은 세 사람만 남았고 그렇게 세 명이 모였다.
신부님이였다가 나오셨다는데 아직도 수도원에서 성직자 같은 삶을 사시는 치셤님.
그리고 나보다 2~3살 많은데도 여전히 소녀같고 동안 미모를 자랑하는 논술쌤 제제님.
치셤님은 매일 제제님과 내게 (또 그 밖의 누군가에게) 성결구절을 보내 주신다.
어땠든 작년에는 합정에서 만났는데 올해는 연남동으로 장소를 바꿨다. 인터넷 검색으로 찾아간 고깃집이 (부처스키친) 알고 보니 얼마전 부터 자주(? 어제로 3번째) 가는 수제맥주집 뒤쪽.
시끄러운 고깃집 분위가 아니고, 상 차림도 정갈.
수시로 온도를 재며 고기를 구워주는 주인의 섬세함도 좋았고...무엇보다 고기 맛있었다.
우리는 3인 세트 먹었는데, 세 종류의 고기에서 2종류를 고르라고.(목살과 이베리코 꽃살, 통오겹살 중)
그런데 우린 다 소식인지 고기를 조금 남겼다.
사실 이 집의 문제점은 고기에 몰입하다 보니 그 구워지는 순서에 맞추느라 대화가 잘 안 된다는 것.
또 다른 문제는 술과 맥주 마시면서 대화를 해야 하는데 여긴 작은 에일맥주 병 하나가 8000원이니...벌컥 벌컥 마시기가... 차라리 와인이 어울리는 분위기)
2차로 술 못마시는 제제님은 편의점에서 커피 사서 가지고 (주인에게 양해를 구했다) 내 새로운 단골집인 수제맥주에 들어가서 좀 더 많은 이야기 하다 헤어졌다.
어제 하얀 거품의 부드러운 풍미의 맥주와 부드러움으로 느껴지는 사람들과의 시간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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