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낌이 남은 책 & 영상...!

상상력 사전

freestyle_자유인 2011. 6. 20. 16:04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그 천재적 상상력에 빠져, 그의 글만 나오면 일단 읽고 보는데...이번 책은 약간 실망.

어쩔수 없이 로마나 북유럽 신화로부터 나온 이야기들도 반복적으로 나오고, 동야쩍에 관한것은 이미 우리가 많이 알고 있는 내용들이라 내게는 좀 식상한!

 

그래도 아래의 글들은 그 와중에도 다시한번 가슴에 와 닿아서(요즘 내게 맞아서인지?)

옮겨본다.

-본문 중에서-

 

 

<거울>

우리는 타인의 시선에서 무엇보다 먼저 우리 자신의 상(像)을 찾는다.....평행한 두 거울이 서로에게 기분 좋은 상을 비춰 주는 마법의 시간이 펼쳐지는 것이다....그렇듯이 <좋은 거울>을 찾아내면 우리는 다수의 존재로 바뀌고 우리에게 무한한 지평이 열린다. 그럴 때 우리는 우리 자신이 아주 강력하고 영원하다고 느낀다.



<벼룩의 자기 제한>

벼룩 몇 마리를 빈 어항에 넣는다. 어항의 운두는 벼룩들이 충분히 뛰어넘을 수 있는 높이다.


그다음에는 어항의 아가리를 막기 위해서 유리판을 올려놓는다.

벼룩들은 톡톡 튀어 올라 유리판에 부딪친다. 그러다가 자꾸 부딪쳐서 아프니까 유리판 바로 밑까지만 올라가도록 도약을 조절한다. 한 시간 쯤 지나면 단 한 마리의 벼룩도 유리판에 부딪치지 않는다. 모두가 천장에 닿을락 말락 하는 높이까지만 튀어 오르는 것이다.

그러고 나면 유리판을 치워도 벼룩들은 마치 어항이 여전히 막혀 있기라도 한 것처럼 게속 제한된 높이로 튀어 오른다.


<삼매>


산스크리트어 <사마디>를 음역한 <삼매(三昧)>라는 말은 힌두교와 불교의 중요한

개념이다.

평소에 우리의 생각은 하나에 고정되지 않고 이리저리 옮겨간다. 우리는 과거의 일에

마음을 빼앗겨서 또는 미래의 일을 생각하느라고 현재 하고 있는 일을 잊어버린다.


현재의 행위에 정신을 온전히 집중한 삼매 상태에서 우리는 자기 영혼의 주인이 된다.

삼매는 어떠한 생각이나 감정도 마음의 평온을 깨트리지 않는 최고도의 집중상태이다.


삼매의 경지에서 우리는 오감을 통해 전해져 오는 것들은 아무런 의미를 갖지 못한다.

우리는 물질계와 일체의 집착에서 벗어난다. 진리를 깨달아 니르바나에 도달하고자 하는

단 하나의 동기가 있을 뿐이다.


우리는 세 단계를 거쳐서 이 경지에 도달할 수 있다.


첫 번째 단계는 <무상(無想)삼매>이다.

이 단계에서는 우리의 마음을 구름이 끼지 않은 하늘과 같은 상태로 만들어야 한다. 구름은 검은빛이든 잿빛이든 금빛이든 하늘을 흐리게 한다. 우리의 생각은 구름과 같다.

구름이 나타나는 족족 몰아내어 하늘이 맑아지게 해야 한다.


두 번째 단계는<무향(無向)삼매>이다. 이 상태에서는 우리가 향하고 싶어 하는 특별한 길이 없고, 어떤 곳을 다른 곳보다 더 좋게 여기는 마음도 전혀 없다. 평평한 바닥에 놓여 있지만 어느 쪽으로도 굴러가지 않는 구체. 우리의 마음은 바로 그런 구체와 같다.


세 번째 단계는 <공(空) 삼매>이다.

이 경지에 도달하면 모든 것이 동일한 것으로 지각된다. 선이나 악도 없고, 유쾌한 것이나

불쾌한 것도 없으며, 과거나 미래도 없고, 가까운 것이나 먼 것도 없다.

모든 것이 동등하다. 그리고 모든 것이 동일하기 때문에 어느 것에 대해서도 다른 태도를

취할 까닭이 없다.


<연대 의식>

연대의식은 기쁨이 아닌 고통에서 생긴다. 누구나 즐거운 일을 함께 한 사람보다 고통의

순간을 함께 나눈 사람에게 더 친근감을 느낀다.


불행한 시기에 사람들은 연대 의식을 느끼며 단결하지만, 행복한 시기엔 분열한다.

왜 그럴까? 힘을 합해 승리하는 순간, 각자 자기 공적에 비해 보상이 부족하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저마다 자기가 공도의 성공에 기여한 유일한 공로자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서서히 소외감에 빠진다.


친한 사람들을 갈라놓는 가징 좋은 방법은 그들에게 공도의 성공을 안겨주는 것이다.

얼마나 많은 가족이 상속을 둘러싸고 사이가 벌어지는가?

성공을 한 다음의 로큰롤 그룹이 함께 남아있는 경우가 얼마나 되는가? 얼마나 많은 정치

단체들이 권력을 잡은 후 분열하는가?


벗들과의 우정을 간직하려면, 자기들이 성공한 일에 대해 이야기하기보다는 자기들이 실망

한 일, 실패한 일을 자꾸 들먹이는 편이 낫다.


어원적으로 <공감>이란 말은 <함께 고통을 겪다>라는 뜻의 그리스어<soun patior>에서

유래한다. 마찬가지로 <동정>이란 말 또한 <함께 고통을 겪다>라는 뜻의 라틴어

<cum patior>에서 나온 것이다.


대부분의 종교에서 순교자들을 기리는 일에 정성을 다하는 것도 그런 것과 관계가 있다.

저마다 상상 속에서나마 골고다의 언덕이나 선구자들의 고난을 겪게 함으로써, 공동체의

끈끈한 연대를 유지하려는 것이다. 어떤 집단에 응집력과 결속력이 건재 하는 것은 그

골고다 언덕에 대한 기억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