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색기행(나는 이런 여행을 해왔다) / 다치바나 다카시/청어람 미디어
이 책은 여행 자체를 기록한 책이라기 보다는 여행을 통해 떠오른 생각, 경험...에 대해 서술한 책이다.
이제 초입을 읽고 있지만...벌써부터 마음에 드는구절이 보여서 적어 놓는다.
*여행의 가장 좋은 점이 모든 일상사의 속박에서 풀려난 정신의 자유로움에 있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좋은 여행을 하고 있으면 "아, 이 얼마나 자유롭단 말인가." 하고 나도 모르게 중엉거리게 될만큼 자유로움이 주는 상쾌한 기분을 만끽하게 된다.
*영어의 통속적인 표현 중에 "You are what you eat." (당신이 먹는 음식이 당신이 누구인지를 말해준다) 라는 것이 있는데, 선물가게에는 흔히 이 문장 옆에 돼지 그림이 그려진 판화가 진열되어 있다.
이는 참으로 함축성 있는 말로써, 잠깐 생각해 보면 인간의 어떤 측면에 대해서나 통하는 말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인간의 육신이 결국 그 사람이 과거에 먹은 것으로 이루어져 있듯이, 인간의 지성은 그 사람의 뇌가 과거에 먹은 지적 양식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인간의 감성은 그 사람의 가슴이 과거에 먹은 감성의 양식으로 이루어져 있는 것이다.
모든 사람의 현재는 결국 그 사람의 과거의 집대성이다.
그 사람이 일직이 읽어 보고 듣고 생각하고 느낀 모든 것, 누군가와 나눈 인상적인 대화의 전부, 마음속에서 자문자답한 모든 것이 그 사람의 가장 본질적인 현존재를 구성한다.
숙고한 끝에 했던, 혹은 깊은 생각 없이 했던 모든 행동, 그리고 그 행동들에서 얻은 결말에 반성되 성찰을 보탠 모든 것, 혹은 획득된 다양한 반사반응이 그 사람의 행동 패턴을 만들어 낸다.
일상성에 지배되는 패턴화된 행동(루틴 routine)의 반복에서는 새로운 것이 아무것도 생겨나지 않는다. 지성도 감성도 그저 잠들어 있을뿐이고, 의욕적인 행동도 생겨나지 않는 것이다.
여행은 일상성의 탈피 그 자체이므로 그 과정에서 얻은 모든 자극이 '색다름'의 요소를 가지며, 따라서 기억이 되는 동시에 그 사람의 개성과 지.정. 의 시스템에 독창적인 각인을 새겨 나간다. 그러므로 여행에서 경험하는 모든 이들이 그 사람을 바궈 나간다. 그 사람을 고쳐서 새롭게 만들어 나간나.
여행 전과 여행 후의 그 사람은 같은 사람일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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