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책을 읽고 나면 벅차오름 같은 기분으로 책에 나오는 구절을 옮기거나 그 느낌을 적고 싶은 충동이 일어난다.
다만, 내가 내면의 그 느낌을 글로 능숙하게 옮길 재주가 부족하다는 것이 언제나 겪게 되는 아쉬움이다.
지난번< TV 책을 말하다>에 소개 되었던 터라 도사관 희망도서 신청 후 내가 첫 빠로 책을 빌려보게 되었다.
TV에서 패널 중 한 사람이 무척 어려워서, <미주>나 <각주>를 달아 주었었으면 좋겠다는 말을 한 터라...이미 밀려 있는 책들을 미리 읽고, 맨 마지막에 읽다가 어려우면 포기 할 생각으로 나중으로 밀어두었던 책이다.
그런데 첫번 프롤로그에서 주인공이 태양의 문을 찾아 나서게 되는 배경을 설명하는 데서는 지루하고, 어렵다는 느낌이 진하게 전해져 포기 할까도 생각 했었다.
(난 반지의 제왕이나...아무튼 역사물 비슷한 것에는 알러지 같은 거부 반응으로 내면에서 활자 읽기 자체를 거부하는 증세가 저절로 나타난다.)
그런데 본문으로 들어 가서는 글을 읽으면서 의외로 재미가 있어서 점점 책 속으로 빠져드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결국은 총 시간으로 하면 ...반나절 정도의 몰입으로 끝내버렸다.
마치<소피의 철학> + <해 뜨는 나라>의 혼합 같은 느낌의 구조와 스토리.
그러면서도 글 중간 중간 소개되는 인간의 가치에 대한 철학적 고찰과 사건을 풀어 가는데 있어서 그 과정으로 소개 되는
과학적 이론들이 무척 의미있고, 맛 있다고 해야 하나...?
다만 아쉬운것은 그이 방대한 지식을 바탕으로 신화같은 소설을 통해 삶을 살아가는 방식이랄까 가치관을 판타지 방식으로 전개하고 있음에도 왠지 긴박감이라고 해야할까? 암튼 2%의 아쉬움이 있다. 너무 순차적으로 정해진듯 자연스럽게 일이 마무리 지어 진다는 점에서...!
그러나 언제나 그렇듯이 기대를 안 했었기에 그 느낌이 더 크게 와 닿아 글을 남긴다.
아래 글 적은 글은 본문 중에 나의 생각과 현상황에 의해.... 맘에 와 닿은 구절을 옮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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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 환타지- 알도와 떠도는 사원>/김용규.김성규 지음/웅진 지식하우스
#아잔타 석굴
알도는 어젯밤 요하네스 선생이 이메일로 보낸 마투라의 급진적 구성주의 인지론에 대한 파일을 열러 정신 없이 읽고 있었다.
.....중략......
이 이론의 강점은 그것이 다른 인지식론처럼 철학적인 것이 아니고 실험과 관찰로 증명 될 수 있는 자연과학적인 것이라는
점이다. .....
특히 바렐과와 공동 집필한 저서 <인식의 나무> 첫머리에서 맹점 실험과 색 그림자 실험을 통해 그것을 설명하고 있다.
.........중략.......
한마디로 마투라나는 우리가 공간을 본다는 것은 실제 세계의 공간을 보는 것이 아니라
단지 우리 스스로 구성한 시각 공간을 체험하는 것일 뿐이며, 또한 자연 세계의 색채를 노는 것이 아니라
우리 스스로 구성한 색채 공간을 체험 할 뿐이라고 주장했다.
.....중략....
즉 우리의 눈은 약 700나노미터부터 400나노미터까지의 파장만을 인식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많은 곤충은 400나노미터 보다 짧은 파장을 가진 좌외선의 색깔을 볼 수 있다.
.
.....중략....
이러한 주장은 윅스퀼의 주장과 조금도 다르지 않다. 단지 윅스킬이 '환경 세계'라고 부른 개념을 마투라나는 '스스로 만든 하나의 세계'라는 말로 표현 했을 뿐이다.
....중략....
급진적 구성주의...설명하자면, 사람을 포함한 모든 생물은 주변 세계를 자기에게 유리한 대로 만들어 그 안에 살기 때문에....예를 들어 두 사람이 같은 시간과 공간에 있더라도 그들은 각각 다른 시공간을 체험하고 있다는 거지.
그래서 세상은 누구에게나 또같은 것이 아니고...바바께서 말ㅆ므하신 것처럼 각자가 만들어낸 무수한 비눗방울로 되어 있다는 거야."
#제8구
"무서워!"
알도가 솔직하게 대답하자 은빛 나비가 단호하게 말했다.
"그럼 돌아가!"
"그래도 그건 안 돼."
"왜? 마녀 나긴스의 어둠과 악의 성에 가서 아빨 구하는 일은 어차피 네 힘으로는 불가능한 일이야."
"그래 그럴지도 몰라. 하지만 나는 해야만 해.
왜냐하면 마땅히 해야만 하는 일이라면 할 수 있을때만 하는 게 아니라고 배웠어,"
"누가 그래?"
알도의 말이 무척 신기하다는 듯 은빛 나비가 물었다.
"우리 학교 요하네스 선생님께서. 그건 본래 칸트의 도덕 법칙이야.
칸트는 '너는 할 수 있다. 왜냐하면 해야만 하니까!'라고 했어,"
"호호호! 그런 말이 어디 있니? '너는 해야만 한다. 왜냐하면 할 수 있으니까.'라면 몰라도?"
은빛 나비가 말도 안 된다는 듯 호들갑스럽게 웃었다.
"아냐! 프시케, 인간의 가치는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데서 나오는 게 아니고, 해야만하는 일을 하는 데서 나오는 거야.
조금 전 나는 이 말을 생각하고 용기를 낸 거야. 난 마녀 나긴스의 어둠과 악의 성에 갈 수 있을 거야.
왜냐하면 난 그래야만 하니까!"
.....중략......
"응! 거기에 대한 내 답도 마찬가지야. 인간이 해야만 하는 옳은 일, 곧 도덕이란 그 결과나 대가를 생각하고 하는 게 아냐."
"그럼 왜 하는데?"
"인간으로서의 의무이기 때문이지. 도덕적인 일은 어떤 이익을 바라고 하는 실용적인 일과는 달라.
마치 추수에 대한 기대 없이 씨를 뿌리고 가꾸는 것과 같이 모든 선하고 고귀한 일은 그것이 선하고 고귀하다는 자체로서
사랑받아야 마땅해. 난 그렇게 배웠어."
#사원의 진실
생명이라는 현실 속에 진리가 있다는 것을.
삶과도 화해하고 죽음과도 화해하고 살아야 한다는 것을.
매 순간 순간을 기쁘고 황홀하게 살아야 한다는 것을.
그날 밤 알도는 생각했다. 새털처럼 가볍게 살아야 한다.
.........................중략.........................
산다는 것은 단지 기억할 수 있다는 것임을!
그리고 더 이상 아무것도 기억할 수 없게 되었을 때는 죽는다는 것을!
그래서 더 이상 아무것도 기억할 수 없게 되었을 때는 죽는다는 것을!
그래서 아름다운 기억들을 많이 만들어야 한다는 것을!
그리고 그것을 소중하게 간직해야 한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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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빌린 책들도 건질 것이 꽤 있다. 사고 싶다는 이야기다.
1.올 댓 와인(조정용/해냄)
2.회사가 당신에게 알려주지 않는 50가지 비밀(신시아 샤피로/선돌)
3.전쟁의 기술/로버트 그린/웅진 지식하우스
4.컬처코드/클로테르라파이유/리더스 북
책을 읽다가 보면 서로 링크가 된다고 해야하나?
며칠 전 전쟁의 기술에서 읽은 <간디>의 소금에 관한 이야기가 다시 여기 <알도의 떠도는 사원>에서 다시 언급되는...!
마구 잡이로 읽은 지식들이 이 책에 소개 된 컴퓨터 <레나>가 말한대로 ...자연스럽게 병렬처리? 된다고 해야한나?
암튼! 이런게 책 읽는 묘미다! ^^*
2007.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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