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

2006 .8월 남해 휴가!

freestyle_자유인 2006. 8. 22. 18:54

말로는 3박4일, 실제로는 2박3일 내용으로는

다시 3박 4일쯤되는 여름휴가 다녀왔다.

 

휴가지는 남해편백 자연휴양림.

 

#첫날!

중간 기착지인....대전 사촌동생집 들렀다가 고모네 집에서 한잠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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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날!(독일마을& 물건 방조어부림&가천 다랭이 마을)

 

고성 이모네 들러, 이모네가 직접 잡은 바닷장어와 이름모를 생선, 기타....상다리가

휘어지게 차려진 아점을 먹고....창선교를 지나 남해로 진입.

 

휴양림 들어가기 전에 독일마을,  물건리 물미해안, 가천 다랭이 마을을 들르기로 했다.

 

언제부터인지 내리기 시작한 비로 물건리에서는 바지가 다 젖었고,

비바람에 우산이 휘어질 정도 였지만, 빨갛고 하얀 두 등대와 방파제 안쪽에 요트처럼

떠있는 고기잡이 배들....그리고 잘 어울러진 자연방품림 숲!

 

정말 그림같은 곳이다.

날이 맑으면 또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는 모르지만, 어머님도 이름값 한다는 말씀을 하셨다.

 

독일마을은 뭐 그냥 친한 사람들끼리 어우러져 마을을 이루고 사는것이니, 아름답긴한데

왠지 스쳐지나가는 객의 입장이니 크게 와닿은건 없었다.

 

물건리에서 파출소에 들어가 관광지도 얻어,

다랭이 마을 가는 나름?의(돌고 돌아 지름길일것도 없었지만) 지름길을 찾아 내달렸다.

 

보물섬 마늘나라쪽은 멋진 카페와 해안이 이국적 정취를 느끼게 해준 반면,

 그곳을 지나  도착한 다랭이 마을은 참 예뻤다.

초록빛 논들이 층층이 해안을 따라 미끄러지듯 흘러 내리는것 같았고 논뿐 아니라,

유난히 민박집이 많다고 느낀 마을도 참 예뻤다.

 

그러나 마을을 소개하는 사진에서 처럼 멋진 사진을 찍으려해도 각도 잡기가 쉽지 않아

아쉬웠다.

 

마을을 좀 더 느끼고 혹 멋진 사진을 찍을 수 있을까 해서, 흐르는 비를 대충 맞으며

마을 깊숙히 들어가 보기로 한다.

 

 앞으로 넘어질듯 경사진 고갯길을 조심 조심 내려간다.

그렇게 고갯마루에서 아래쪽으로 내려가니, 각 집의 지붕부터 만나게 되고,

어느집은 아예 지붕과 길을 연결해 놓은 집도 있었다.

정말 예전 그대로의 오래된 고옥의 모습을 보여주는 집도 있어 흥미로웠는데,

남의 집 들여다 보기가 미안스러워 조심스럽게  스쳐 지나가는듯...분위기를 옅보았다.

 

다랭이 마을 아래쪽은 그냥 바로 바다!

생기있는 녹색 융단이 푸른 바닷물과 이어져 만나는...아름다움!

 

숙소로 가기 위해 차안에 앉았다가 그냥 반대 방향으로 더 가보기로 했다.

 

내가 다른 사람하고 다른 점이 이런것들이다.

정해진 코스에서 벗어나는걸 좋아한다.

그런데 그러면 조금 고생은 해도 어김없이 그

댓가를 얻는다.

 

예전에 남해 올고 갈때는 그냥 스치듯 지나가서 몰랐는데, 해안을 따라도니.....

곳곳이 다른 분위기로 아기자기한 마을과 점점이 보이는 작은 섬......!

 학교때 배운 리아스식 해안의 절경이 작은 농촌+어촌 마을과 잘 어우러져 있고,

유난히 많은 콩밭은 그 노오란 색깔때문에 마을을 좀 더 친근하게 느끼게 해 주었다.

 

한참을 돌다 고갯마루!

저단으로 가고 있던중인데도 수막 현상으로 타이어가 돌면서 절벽 가장자리에 가까스로

멈춰선- 아찔함을 느낀후엔,  더 천천히 조심스럽게 차를 몰며....중간에 이어진

휴양림 가는 샛길을 탄다고 했는데...ㅎㅎ

눈뜨고 보니, 다시 제자리에 와 있었다.

길을 놓쳐 길에 취해 다시 제자리로 온것이였다.

예전에 강화 석모도에서 길에 취했던 이후 두번째 경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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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째날!(휴양림 전망대& 금산 보리암)

 

아침에 산책겸 전망대로 산책을 나섰다.

인공 조림된듯한 느낌의 편백림이 너무 멋있다.

아침 8시 정도의 시각인데도, 나뭇잎 끝과 풀들엔 이슬인지 전날 내린 빗방울인지 반짝이는 물들이

구슬처럼 매달려 햇빛에 반짝이며 빛을 산란 시킨다.

 

임도라 해서 흙길일 줄 알았는데, 콘크리트 포장된 길....그나마도 나중엔 바리케이트까지!

 

그만큼 만이라도 차로 갔을걸 하고 후회한건...예상치 못하게 전망대 가는길이

너무 멀다는 것 이였다.

그동안 걸은게 아까워 끝장을 보자 싶었다.

한참을 걷고보니 건너편 산마루에 정자가 보인다.

 그 이후로도 한참을 걸어야 했다.

 

그런데....정상에 올라서는 순간.....!

감탄!!! 전날 그렇게 내리던 비도 그치고 전망대 아래로는 육감적으로 원근감이 느껴지게

펼쳐진 산들과 그 아래쪽으로 자리 잡은 작은 어촌마을과 해안 그리고 저 멀리 크고 작은 배들까지...!

 

과연 고생한 보람이 있었다.

(그때 문득 인생에서 어느 목표점까지는 아무 생각 없이, 그저 열심히 걸으면 어느 지점에서는 앞날을

암시하는 징표들이 보이고...

숨을 헐떡일 즈음에서는 목표점이 뚜렷하게 보이는것 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여기서는 금산 보리암으로 넘어가는 등산로가 이어져 있었다.

 

아침도 못먹고 올라갔다와서...너무 힘들어 식사후 바로 낮잠!

 

 

2~3시쯤 금산 보리암을 찾았다.

차로 정상 부근까지 올라가게 하는데...한참을 올라가다 보니, 길이 너무 가파라서

차가 나가질 않는다.

 이럴땐 진자 진땀난다. 수신호로 뒷차들을 올려 보내고 겨우 도착!

 

여기서 걷는것도 제법 걷는다.

아침에 맑았던 날씨가 어느새 구름속 산책이 되어 버렸다.

날이 맑으면  사방이 훤히 보일텐데도...정상까지 올라가도 보이지 않고...

겨우 단군성지에가서야 구름속에서 살짝 드러낸해안 풍경을 볼 수 있었다.

 

단군성지에서 다시 금산 정상으로 향했다.

역시 보이는것 없어 금산 정상 봉수대에서 어머님과 또다른 일행을 기다리니,

민지는 벌써 데모하고... 밑에서 버티고 있단다.

울 어머닌 조바심에 보리암 급히 보고 내려 가자신다.

 

난 이럴땐 오히려 대범!

민지 기다린다는 장소 가보니 없었고...분명 아래로 내려간 것이 확실하다는 판단에서

어머니 먼저  내려 가시라하고 쌍홍문? 가는길로 내려 갔다.

 

이상하게도 그쪽으로는 사람들이 오지도 않는다.

다들 지쳐서 인지 별 기대를 안해서 인지...? (암튼 난 직접 확인해야 직성이 풀린다.)

 

조금 내려가니.... 전혀 다른 시간대의 장소같은 이끼긴 돌들과 바위가 보이고,

큰 바위 사이로 구멍이 뚤려 내다보니 구름때문에 날이 맑으면 보였을듯한 해안이 보이질 않는다.

 

아깝다 ...생각하는 순간, 아래쪽에 내려가는 큰 구멍의 바윗길이 보인다.

다시 천천히 굴 같은곳으로 가니...갑자기 아래쪽으로 훤하게 남해 바다가 보인다.

 

흐린 날씨로 전혀 볼 수 없었던 남해의 풍경이 신비한 시간 터널을 지나,

아주 잠깐 선택된 사람들에게만 신비롭게 보여주는 풍경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별로 사이가 좋지 않은 동행자도 나도 멋진 풍경에 감동받아 그곳을 뜨기 싫을 정도였다.

 

숙소로 돌아와 마지막 밤!

아침과는 달리 낮과 밤에는 흐린 날씨로 걱정을 했는데,

그래서 인지 많지는 안았지만 별이 보여 휴양림 밖으로 나와 맥주 마시고

야간 숲길 풍경을 스케치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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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째날!(선암사&담양 대나무골 공원)

 

전날 너무 걸은 여파로 11시쯤 휴양림에서 나왔다.

숲해설 듣고 싶은 충동을 뒤로 하고, 승주 선암사로 방향을 잡았다.

다시 비가 국지성 호우로 쏟아진다.

들를 곳 갈길이 멀어 빗속을 마구 달린다.

 

승주로 나와 선암사 가는길로 접어드니, 낙안읍성 가는 길이 함께 물린다.

민지 1학년 가을무렵 전라도 일대를 순회할때 추억이 스쳐간다.

 

선암사 도착.

이미 입이 나올때로 나온 민지...이상하게 나랑은 기질이 너무 다르다.

암튼 걷는거 무지하게 싫어하는 아이인데...

내가 느끼기에도... 와~정말 많이 걷는다.

 

그렇지만 절까지 올라가는 길에는 비도 잠시 그치고,

 계곡을 따라 물안개가 절로 가는길의 분위기를 더해준다.

절로 저절로 마음이 차분해 지는..!

 

사진에서 봤던 돌다리도 만나고 오래된 고목에 낀 이끼 벼락 맞은 나무를 지나

절의 건물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가만히 보니 다른 절들처럼 대웅전을 중심으로  삼신각이나 부속 건물들이

조금 떨어져 배치되어 있는것과는 달리, 건물들이 돌담길처럼 오밀 조밀 연결되어

배치되어, 골목길 찾아가듯  건물들을 차례로 거치게 되어 있었고.... 그렇게 이어져 있었다.

생각보다 꽤 큰 절이란 생각이 드는 순간, 이곳이 태고종 본산이라는 안내 글귀가 보였다.

 

돌아 나오는길에 뒤ㄱ산 이라고 쓴 현판(이런것도 현판이라고 해야 하나?

컴 자판으로로 안써지는 옛글- 뒷글 ㄱ과 ㅅ 이같이 써있는)보이고,

스님이 꼬마 아이에게 열심히 설명하시길래 사용 가능하냐고 여쭤보니...그렇단다.

 

체험을 최고로치는 난 당연히 깊은 바닥이 보여 약간의 무서움을 느끼면서도... 

애써 참으며 흔적을 남겼다!ㅎㅎ

 

선암사를 나오니, 다리도 아프고 배도 고프고...

조금 힘도 들었지만,

갈길이 멀어 우유와 빵으로 배를 채우고 다시 길을 내달린다.

 

소쇄원도 외면한채 도착한 곳은 담양!

메타세콰이어 가로수 길은 언제나 보아도 멋지고 아름답다.

 

담양을 찾은 이유는 한석규가 나오는 대숲을 찾아볼까 해서 였다.

 

담양 4거리에서  방향을 잡을 수가 없어 식사를 먼저 해결하기로 한다.

그런데 그나마 식당 찾기도 또 헤매고 담양 4거리를 좌우로 왔다 갔다...!

 

겨우 담양 시내로 들어가, 인터넷에서 봐둔 식당을 찾아 갔더니 떡갈비가 유명한 곳

(신식당)이란다.

 

떡갈비 보다는 죽순회와 대통밥을 먹고 싶어 다시 그곳을 나와 이번엔 한상덕 대통밥집

찾다가 ...대충 박물관 건너편에 있는 (큰식당 일부러 놔두고) 더 맛있을걸 예상하고 그옆 작은 식당에 

들어 갔다.

죽순회는 새로웠지만 그다지 맛있지는 않았다.

 

식사후 작정한 대숲 찾기는 지도밑 방향 감각이 떨어져 그냥 대나무골을 찾아갔다.

대숲은 멋있지만, 역시 자연스럽지 않은 인공이 가미된 곳은 내겐 매력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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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로!

담양에서 6시쯤? 6시 반쯤? 그렇게 출발한길...고속도로 찾다가

동행자의 어설픈 정보로 헤매기 시작한 길...!

 

고속도로에서는 1미터 앞도 안보이는 빗속길을 곡예하듯 내달렸다.

비상 신호등 켜기도 여러번! 수막 현상까지 예상하며...앞이 보이지 않는 길을 겨우 보이는 앞차의 미등을

보며 감각으로 달린다.

 

이곳 저곳 길에서 헤맨 시간을 줄이느라...달리고또 달리고...시간을 많이 줄여..서울 가까이 오는 순간 

또 시작된 뒷좌석의 어설픈 간섭으로 서해안 고속도로로 물리지 못하고 안성으로 잘못 나와 오산가는

국도 찾아 또 한참 어두운 국도를 달리고...집에 도착하니 11시20분! 

 

자동차에 찍힌 킬로수를 보니 1790킬로!

여행은 좋았는데, 동행자 잘못 태워...경제적으로도 여행 후 느낌도 많은 상처?를 받았다.

 

빨리 사진 찾아 그 감동을 되새겨야 덜 억울할것 같다.

 

암튼 2006년 여름 휴가는 이렇게 끝났다.

 

오늘은 피곤해서 하루 종일 집에서 쉬었다.

내일부터는 다시 똑같은 일상이 시작되겠지?

 

2006.8.2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