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속 이야기

내 살던 곳을 발로 걷다.

freestyle_자유인 2006. 2. 1. 01:36

가끔씩 버스 타고 지나만 다니다가 4년전 쯤? 차로 살던곳을 지나가려니...

마음도 조급했고 왜 그리 골목이 좁은지

(어렸을때는- 깡통 매단 신혼부부 실었던 택시가 지나갈 정도로 대로였는데?)

허겁지겁 일부만을 돌고 나왔다.

 

마음으로 벼르고 별렀는데, 사촌동생이 CD굽는 동안 다녀오라고 얘기 안했으면 또

지나칠뻔 했다.

 

내 살던 곳은 마포- 강변 현석동이라는 곳이다.

현자가 검을현! 아마도 예전에 검은돌이 많이 났었나보다.

걷다보니 검은돌이 잘못 전해진듯 감은돌이라는 골목 표기도 있었고,  감은들이라는

어렸을적 들은 지명도 떠올랐고!

 

아무튼 마포역 근처에 고모네 아파트에서 나와 재계발이 안되, 리모델링을 일부 했다는

용강아파트쪽으로 걸었다.

 

예전에 자전거 타다가 브레이크 듣지 않아 도랑행 아니면 가게 유리창을 박던지 아니면...

1.5미터 남짓 담벼락을 박던지 하는 선택을 할 수 밖에 없었던 그 곳을 지나쳐

(개천은 복개되어 큰 도로로 되어 있었고) 부대 자리가 있던 강뚝쪽으로 걸어 들어가니

불과 얼마전까지 있었던 얼음창고도 허물어져, 아마도 아파트를

짓기위한 기초 공사를 하는듯 했다.

 

꼭대기에서 내려다보니 아직도 지붕 몇곳은 정말 아주 예전에 기와들이 보였는데,

나라에서-지역의 향토문화를 보존하지 못하고 안타깝게 경제적인 관점에서 사라져 가는 그 과정을 지켜보는것이 속 상했다.

그런거로 보면 내가 살던 집은 이미 교회로 바뀌어서 더욱  속이 상했다.

 

우리집은 진사님이 살던 100년이 더 된 오래된 한옥이였고, 나 어릴적만 해도 마당안에

문이 또 있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내 풍류의 근원은 그런 환경적인것도 일부 기인한다.

 

암튼 많이 변한 그곳에서 어린시절 기억들을 이으려니 마치 찢어진 보물섬 지도들을

엮듯이 희미해진 기억과 현재가 서로 뒤섞여서...아주 묘한 기분이였다.

 

원래는 딸과 함께 걸으면서 그런 역사도 말해주고 싶었는데...!   그러질 못했다.

(여러가지로 아쉬움이 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