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번 오프로드 공지...상상공장 회의가 2껀이나 잡혀 눈물 머금고 포기 했었는데, 나중에 회의 하나는
별것도 아닌 이유로 취소되고...오프로드 후기를 보니...아주 좋았었던 것 같았다.
그동안 자연을 찾을 기회가 없어서...그리고...마음은 정리가 되어 가는 것 같은데...아무 재미나 흥미 있는 것
없는 것 같고...그냥 숲 속으로 걸어 들어가 숲 속에 조용히 있다 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절실했었다.
문제는 행선지!
기름 값이 너무 비싸다 보니...투어 나가는 횟수도 줄어들고..장거리는 거의 뛰지를 않는다.
결국 가까운 홍천에다가 나처럼 짚이 없는 회원은 고통분담 차원에서 기름값 보조를 받기로 했단다.
사실 그 편이 맘은 편하다.
문제는 내가 가고 싶었던 정선 덕산기를 가지 못한다는 것...!
자주 가는 홍천 도사곡리라는 곳은 그냥 강가에서 야영하는 것이라서...꼭 길가에서 노는 듯한 느낌이랄까?
그래서 현장에 도착해서는 다리 밑이 아닌...일부러 홍천 며느리고개에서 이어지는 계곡(?)을 찾았으나
이곳도 별로 좋은 느낌은 아니였다. 물도 적고...그냥 거칠은 자갈 밭에...!
논의 끝에 올라 오는 길에서 보이던 홍천강 건너편 쪽으로 가기로 했다.
지난번 우리가 야영했던 곳 옆에 놓이던 다리가 완성되어....장항리로 들어가 마을을 길을 따라 강쪽으로
들어 갔다. 어느새 조금식 내리기 시작한 비...!
얕은 강을 도강해서 한적하고도 풍경이 그윽한 곳에 자리를 잡아 야영 준비를 시작했다.
에전과 달라진 점은 모두들 서서히 나이가 들어가서 무작정 산 속을 헤매고 다닌 다던가 운전 실력이나 장착된
차량의 파워 자랑 같은 것은 하지 않게 된점.
점점 캠핑쪽으로 방향이 바뀌어 간다는 점이다.
이런건 나도 좋다. 자연과 동화 되어 푹 쉬다가 올 수 있으니...!
회원 중 일부는 그동안 마련한 장비가 장난이 아니다.
그동안 불판만도 여러가지로 실험을 했단다. 무게 대비 성능?
아무튼 이런 저런 장비들이 쏟아져 나오는데...예전에 학교 다닐때 섰던 난로 같은 것부터 소화기 라이트...
심지어 난로 불 잘 피우기 위한 환풍기 같은 것 까지...!
빗방울이 굵어지는 듯 싶어 텐트식으로 된 차양막까지 치고 저녁 식사 준비에 들어갔다.
메뉴는 닭갈비! 무쇠솥에 밥을 하고...닭갈비에 소시자 구이에...배가 고프니 평상시에는 거의 밥 많이 먹지 않는
나도 두 그릇이나...!
불가에 앉아 이런 저런 이야기들이 오고 간다.
그러는 사이에 차양막으로 떨어지는 빗소리가 심상치 않아 텐트를 옮기느냐 마느냐 말들이 오가고 누군가
불침번을 서자고 하다가 펼쳐 놓은 장비가 많으니..모두들 귀찮은 눈치! 그냥 버티기로 합의.
어설피 3시간여 잠을 잔 까닭에....그래서 억지로 피곤함을 참고 있었는데...나만 일 하지 않고 자리를 뜨는건
아니니.... 잠을 위해 차 안으로 들어갔다.
그런데 막상 잠자리에 눕고 보니....건네준 커피를 사양하지 못하고 마신 탓에 몸은 피곤한데...좀처럼 잠이 들질
않고...! 어찌 되었는...바깥쪽에서 들리는 소리에 이리 뒤척 저리 뒤척 하다가 어설피 잠이 들고...!
아침에 눈을 뜨니....물안개와 강 건너 작은 숲이 빚어내는 풍경이 너무 아름답다.
차를 세워 둔 윗쪽 강 바윗 틈에는 진달래가 피어 있고...!
아무도 없는 곳에서 조용히 자연과 안개와 하나가 되어 아침을 맞는다는 것이....너무 좋았다.
마을도 조용하고 토닥 토닥 내리는 비에...그 고즈넉한 모습이 아름답다.
그러면서 드는 생각. 깊은 사람이 되어야 겠다는 생각.
이상하게도 그에 대한 생각은 머릿속에서 살짝 스치다가 내가 밀어내는 건지...이렇게 잊혀지는 건지...!
그러나 이상하게도 아름답다고 생각하면서도 커다란 감흥은 없었다.
다시 내 감정을 무디게 하면서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방어체제로 변해 가는 것인지...!
이번 투어엔 아침 일찍 움직이지 않으니...아침 식사를 하고...책을 읽고...내 몫인 설겆이를 하고...
그리고 다시 잠자리에 들었다.
낮 12시 정도부터 잔 잠이 4시 되어서야 일어났다.
(그동안 다른 사람들은 전 부쳐 막걸리 한참 마셨나 보다...차에서 나와 보니 모두들 잠들어 있었다)
그동안 몸도 마음도 너무 피곤 했던것이 그대로 나타난 것 같았다.
예전과 다르게 물가에서 조용히 하루를 지내다 왔다.
어제 도착 시간이 6시 35분 정도? 출발 시각이 6시 07분. 24시간을 한 곳에 머물다 왔다.
투어가서 처음 있는 일이다.
그래서인지...
이번 투어에는 아침 안개속 강가의 자연 풍경이 가슴에 남아있다.
이런 곳에 이런 시간을 그와 함께 보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다가 이내 사라진다.
부질 없는 생각임을 알기에...벌써 그렇게 되었다.
어쨌든 앞으로는...혼자의 시간에 더 몰입(?) 해야 겠다는 생각.
앞으로 외부에서 뭔가를 찾지는 않을 것 같다.
안으로 안으로 침잠. 침잠.
2009.4.14/PM 6:22
* 이렇게 잊혀지나 보다...이렇게 스쳐가는가 보다...!
나와 가치관이나 이상...여러가지 면에서 그렇게 잘 맞았다고 한 사람도....이렇게 스쳐가고 있으니...
가슴 아프지 않게 된건 내가 덜 힘든걸로 보면 다행(?)이기도 한데...이렇게 엇갈린다면 이렇게 서로를 잊게
된다는 것은 너무 슬픈 일임에는 틀림없다. 운명이라면 세월 지나서 다시 만나게 될 것인지...아니면 ?
*첫번째 장소에서 다른 야영지를 찾아 차를 돌리며 직은 사진.
*저 다리를 건너 윗쪽 강 깊숙한 상류로 가기로 했다.
*비가 와서인지 아무도 없는 강가...텐트 칠 자리를 찾는 회원들.
*물과 돌바닥이 뒤 섞인 곳...약간 넓은 곳에 텐트를 쳤는데, 팩을 박자 바닥에서 바로 물이 나온다
바위와 바로 돋아난 나무의 새순 그리고 진달래+ 안개...물소리....!
*열심히 야영준비를 하고 있는 레인..이번에 그의 장비들이 빛을 발했다.
*요리의 대가들이 아침 준비를 하고 있다.
일본식 데리야끼 느낌의 닭스프? 그리고 소시지&야채 철판구이
(문제는 야채가 양파 밖에 없다는 점. 그래서 고구마를 야채 대신 추가.)
*이런 난로까지 가지고 왔다는 것. 거기다가 여기에 넣을 땔감으로 직사각형의 나무를 한 박스나 실어왔다.
*막 돋아난 새순이 예뻐서 찍었는데...핸폰사진이라 접사 기능이 없어서 핀트가 안 맞는다.
*강가에서 만나는 아침 물안개는 언제나 묘한 느낌을 들게 한다.
*모두들 안개속에 깊은 잠에 빠진...다들 새벽까지 버텼으니....!
*빗소리와 계곡 소리...소음에 시달리다가 자연의 소리를 들으면 자아는 사라지고 나 역시 자연의 일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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