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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eeky Hodori / 김홍근(Neo Pop Artist)
1988년 대한민국 올림픽의 마스코트‘호돌이’는 그해에 세계적으로 사랑을 받으며 하루아침에 스타가 되었다. 그리고 20년이 지난 지금 그의 모습은 사람들의 기억너머로 사라져버렸다. 그를 아예 잊어버린 사람도 있고, 전혀 알지 못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그는 과거에도 존재해 왔었고 지금 현재에도 우리 주위를 맴돌고 있다.
예전에 그는 사람들을 향해 해맑은 웃음을 지으며 손으로 V자를 그렸다. 순진무구한 표정을 하고 있는 어린 호랑이의 모습은 귀엽기 그지 없었다. 하지만 나에게 보여지는 호돌이는 사람들을 향해 광선이 나올 것 같은 눈을 치켜뜨고, 악동의 미소를 짓고 있었다. 그의 몸은 빨간색으로 염색되 있었고 귀와 꼬리의 무늬는 프리즘처럼 조각 조각 패턴화되어 호랑이종의 새로운 변화가 일어난 것처럼 보였다. 난 변한 그의 모습을 보고 그의 이름을 ‘Cheeky Hodori’로 새로 지어 주었다. 올림픽 이후 20년 동안 사회는 급속도로 변했고, 그 속에 사람과 문화 또한 많이 변했다. 더 이상 철수와 영희는 존재하지 않게 되었고, 선 하나로 세계를 여행할 수 있게 되었다.
Cheeky Hodori도 새로운 문화와 함께 패션의 트랜드, 사회의 이슈, 디지털시대를 맛보고 성장해갔다. 그러는 동안 사람들 속에서 그들의 생활상을 지켜보고 그 모습의 흉내를 내보다가 그저 웃음만 띠고 V자를 그리는 자신의 모습을 버리게 되었다. 과학의 발달로 인간의 수명은 늘어났지만 정작 그들의 정신은 성장을 멈추고 퇴화하는 듯이 보였기 때문이다. 그들은 보이는 것만을 믿었고 보이지 않는 것들은 잃어갔다. 그들은 똑똑한 척 했지만 그의 눈엔 우스꽝스러운 광대 같기도 하고, 때론 한없이 불쌍한 영혼 같아 보였다. 더 이상 그들을 향해 미소를 지을 수 없었던 그는 자신의 솔직한 시선으로 그들을 바라보게 된 것이다.
그리고 그는 사람들에게서 보고 느낀 우리의 모습을, 자신의 이야기를 나에게 시작하였다.
심사평 / 아마츄어 디자인/공예 공모 심사위원단
일민미술관의 아마츄어 디자인/공예 공모전의 취지는 일상인이 생활주위에서 느끼는 순수한 디자인 욕구와 그 욕구만으로 순수하게 표현된 디자인과 공예를 보고자 하는데 있습니다. 아마츄어라 함은 세계적 혹은 국내적 전문 디자인 이론의 역사와 경향에서 제도적으로 일정하게 벗어난 일상문화 코드로 디자인 하는 경우를 가리킵니다.
이번 공모의 당선작은 우리가 전제로 하는 아마추어 디자인 범주에 출품작 중에서는 가장 근접해 있었습니다. 생활 속에 떠도는 기존 디자인 코드를 자신의 스타일로 변용시켜보려는 시도가 공모 취지에 가장 어울렸습니다.
아마츄어 디자인/공예 공모전은 앞으로도 우리 디자인 지평과 문화의 지금 이곳에서의 리얼리티를 볼 수 있는 작업들을 찾아 나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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