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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TELLER 컨셉으로 말하다 1부- 김쥬쥬, 김진우, 이규원/2016.1.25~2.5/갤러리 세인

freestyle_자유인 2016. 2. 5. 00:01

 

오랜만에 갤러리 세인 방문.

 

팔 다친 이후에는 거의 전시를 보러갈 상황이 안됐으나, 내가 좋아하는 김진우 작가의 작품이 제일 먼저

나를 잡아 끌었고, 김쥬쥬 작가의 FATTY의 컨셉과 작품도 내 호기심을 잡아 끌었다.

 

작가들이 말하는 컨셉은 각각

김진우 작가:신인류의 초상 (Fiying man)

김쥬쥬-미의 욕망(Fatty)

이규원- Made in Korea .

 

김진우 작가는 미래 시대의 인류의 모습은  어던 모습일까? ㅎ라는 질문에서 출발하여 작업을 한다고 하는데,

그런 컨셉과는 별개로 어릴적 동심 속 로봇에 대한 친근함이 어른이 된 관람객에게 잠시나마 동심으로 돌아가

저절로 미소를 짓게하는 것 같다.

 

김쥬쥬 작가는 성형의 오아국이라 할 수 있는 우리나라에서 젊은 여성을 넘어서 우리나라의 모든 여성이

추구한다고 할 수 있을 만큼 외형적 아름다움에 집착하는 것을 주제로 하여, 자연스러운 아름다움이 아니

인공적인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사회적 현상을 작품의 컨셉으로 삼았다고 한다.

 

이규원 작가는 우리나라의 것이 순수한 우리의 것이 아닌 미국이나 일본 등의 영향을 받은것은 아닐까? 라는

의문에서 출발했다고 하는데, 나는 거기에는 좀 다른 의견을 가지고 있다.

 

우리라고 하는  계층이 어린 시절 일본풍의 만화나 디즈니 영화를 보고 자란 세대와 그 이후의 연령층에

해당하는 것이고, 어찌보면 현대는 SNS를 통한 세계각국의 문화가 혼용되는 시대이기도 하다.

작가가 자신에게서 모든생각과 관점이 출발하는 것이니 개인적 관점에서 다룬 소재와 이야기에는 동의하지만

....이미 나이가 좀 든 내게는 다 비슷한 류의 그림들이 혼재되고 있다는 느낌도 지울 수 없다.

(이건 어디까지나 나의 관점^^;) 

 

 
 

<기획글>

 

정영숙 문화예술학 박사, 갤러리세인 대표

 

갤러리세인의 매해 첫 전시는 신진작가와 역량있는 작가로 시작합니다. 10년 이상 탄탄하게 본인 작품을 스토리텔러로 구축된 역량있는 1~2명의 작가와 무한한 가능성으로 본인의 작업을 스토리텔러를

풍성하게 풀어갈 수 있는 신진작가 3~4명으로 선정합니다. 이번에는 신진작가 4명과 역량있는

2명의 작가의 작품으로 StorytellerⅡ를 전하고자 합니다.

아티스트가 작품을 창작할 때 직·간접적 경험과 상상을 바탕으로 조형화합니다. 즉, 작가의 직접적인

경험을 중요시하는 가시적인 세계를 재현하거나 이미 경험한 세계를 기억으로 풀어내는 방식과 경험

하지 않는 상상의 세계를 구현합니다. 더불어 특정 철학이나 삶의 방식에 따라 컨셉이 중요시되는

작업을 진행합니다. 본 전시는 형상이 있는 작품 위주로 작가의 서사적 내레이션이 풍부하게 가미된

작품이 중심입니다.

스토리텔러가 된 작가들은 시각으로 먼저 말을 건넵니다. 관람객은 작가가 말하는 이미지에 눈과 귀를 기울이고 들여다보며 작가의 예술세계를 접근하는 계기가 되며, 공감과 의문은 감상의 기초가 됩니다. 감상의 깊이는 작품을 대면했을 때 1차적으로 반응할 것입니다. 그 이상의 반응은 관람객의 몫 입니다.

                

 

 

 

<김진우>

기계와 인간, 동물과 식물 등 자연과학 및 공학은 나의 주된 관심사였다,
로봇이나 컴퓨터, 자동차, 비행기 등의 기계와 인간은 서로 다르지만, 그들을 구성하는 각각의 구성 요소는 비슷하다는 생각을 해 본다.
예를 들어서 인간의 심장은 기계의 엔진과 같고, 음식은 연료, 뇌 는 컴퓨터와 같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지구상의 모든 물질은 끝없이 진화를 한다.
먼 미래에는 인간과 동, 식물 등 생물도 기계를 구성하는 금속, 엔진, 모터 등의 무생물과 유전자를 소통하며 얽혀 진화해 나갈 수도 있지 않을까?
생물과 무생물의 경계를 허물고 서로 유전자를 나누며, 아주 복잡 미묘한 진화을 할 것이라 생각한다. 기계의 몸과 인간의 뇌를 가진 종족, 또는 인간과 동물, 기계의 교배종, 동-식물과 기계의 교배종 등 여러 모습의 진화를 상상해본다.
자연 및 기계까지도 융합하고 통합해 새로 태어난 인류를 "신인류"라는 이름으로 부르며 아무도 예상치 못한 모습으로 긍정적인 진화를 거듭 시켜 볼 것이다.

 

 

 

 

 

 

 

 

 

 

 

 

 

 

 

<김쥬쥬>

어릴 적부터 만화 속 주인공처럼 외모를 꾸미는데 깊은 관심을 보인 나는 성인이 되어서 자연스레 아름다움에 대한 욕구나 다양한 미의 기준, 그리고 여성성 등을 주제로 작업 하게 되었다. 작품을 통해서 나를 포함한 많은 여성들이 가슴에 품고 있는 끝없이 아름다워지고자 하는 욕망을 담아낸다. 그 욕망은 나의 작품 속에서 미의 여신인 '비너스'나, 현대사회의 미의 기준이라 할 수 있는 '바비인형'의 이미지로 표현된다.
미의 여신으로서 아름다움의 대표 아이콘이었던 '비너스'는 현대사회의 의 기준으로는 더 이상 아름다운 여성을 대표할 수 없으며 현대 여성들의 '워너비'도 될 수 없다. 현대사회에서 그 자리는 비현실적으로 과장된 모습을 한 '마텔'사 의 바비인형이 차지하고 있다. 나는 이처럼 시간과 공간에 따라 다변화되는 미의 기준과 아름다움에 대한 욕망을 비너스나 바비인형의 이미지를 차용해 유머러스하게 표현하고자 한다.
또한, 내 작품 속에는 이러한 변해가는 미의 기준에 맞추어 인위적으로 외모를 변화시키는 현대 여성들에 대한 안타까움도 담겨있지만, 그 변해가는 기준에 나를 맞추어 가는 '나의 이야기'도 담겨있다. 우리가 현실에서 더 큰 눈을 위해 화장을 하고 더 긴 다리를 위해 구두를 신듯 그 기준에 나를 맞춘다. 나의 작품이 분신이 되어 내 안에 내재 되어 있는 미적 욕망을 담아낸다. 사람들이 꿈꾸는 비현실적이고 인위적인 아름다움을 가진 그 모습이 내가 원하는 모습이고, 내가 도달 해야 할 '미의 이데아'이기 때문이다.

 

 

 

 

 

 

 

 

 

<이규원>

'Made in Korea' 시리즈는 거시적 관점에서 '한국은 미국, 일본 그리고 중국의 영향을 받은 것이 아닐까?' 라는 질문에서 시작합니다.

역사적으로 한국은 19세기까지 중국으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아왔습니다. 한자 문화권, 유교 사상은 그 대표적인 예라고 볼 수 있습니다. 1910년부터는 36년 간 일제강점기 시대였습니다. 그리고 남북분단 이후, 북한은 다시 중국의 영향권으로, 남한은 미국의 영향권 아래, 21세기를 맞이했습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저는 우리 나라, 대한민국에 대해서 객관적으로 생각해 보았습니다. 그리고 질문 하나가 떠올랐습니다. '도대체 진정한 한국의 것은 무엇일까?' '전통적'이라 불리는 것들에 대한 의문과 우리가 흔히 사용하고 있는 언어의 어원들은 위의 질문에 근거가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결국, 저는 한국의 역사적 그리고 객관적 사실을 바탕으로 '한국의 것은 미국, 일본 그리고 중국의 조합이 아닐까?'라는 주장을 작품으로 표현했습니다.

작품에서는 한국의 이미지 대신, 오직 미국, 일본 그리고 중국의 이미지와 아이콘의 조합만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작품의 시리즈 타이틀을 'Made in Korea'로 함으로서 역설적으로 한국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마치 이 시리즈를 구상했을 2011년 당시, 저의 가족을 보는 것과 같았습니다. 저의 가족은 모두 한국인인 것이 분명하지만, 그 누구도 한국에 있지 않았습니다. 부모님은 중국 상하이에, 동생은 일본에(현재는 미국에), 그리고 저는 영국에 있었습니다. 저는 이런 아이러니한 상황이 제 작품에서 볼 수 있는 역설적 표현 방식의 원인이 되지 않았을까 생각했습니다.
이번 시리즈의 첫 작품인 'Rei in Shanghai with Fifty Stars'에서는 일본의 대표적 이미지 중 하나인 애니메이션 캐릭터(신세기 에반게리온의 레이)를 볼 수 있습니다. 그와 동시에 중국 경제의 중심 도시 상하이의 와이탄 풍경과 미국의 50개 주를 상징하는 별 50개가 어지럽게 섞여 정체를 알 수 없는 새로운 이미지를 만들고 있습니다. 그것이 어쩌면 새로운 한국의 이미지가 아닌가 하는 것이 이번 시리즈를 통해서 말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와이탄 풍경은 세계 여러 나라의 건축 양식들의 영향을 받아 만들어진 것입니다. 그것은 독특한 그들만의 풍경이 되었고, 이제는 중국 그리고 상하이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이미지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것은 다시 'Made in Korea' 시리즈에 영향을 주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한국에 영향을 준 미국도 수많은 이민자들로 이루어져,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 받으며 현재의 미국이 되었습니다. United States of America란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미국은 그것이 미국 그 자체인 것입니다.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란 말이 있습니다. 그러나 현대 사회에서는 '기존에 있던 것들의 영향을 받은 조합, 합성 또는 혼합이 새로운 "새로운 것"의 정의가 될 수 있지 않을까?'란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결론적으로 저는 이러한 사고의 과정을 통한 작품 속에서 새로운 나의 것, 한국의 것을 찾는 것이 예술가로서 궁극적인 목표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여기에 올린 글은 제 개인의 생각 외에,  모두 갤러리 세인에서 가져 온 글입니다.

 작품에 대하여 정확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은 기획자와 작가라는 생각에서 글을 옮겨왔습니다.

*갤러리 세인:http://www.galleryse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