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일지· 항공 관련

[스크랩] 사지마비 장애인, 호주서 경비행기 조종쉽지 않은 도전 (에이블 뉴스)

freestyle_자유인 2011. 2. 27. 22:00

 

사지마비 장애인, 호주서 경비행기 조종

쉽지 않은 도전…두 시간 남짓 수월하게 비행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10-09-01 23:36:22
지상에서 교관 Dave에게 경비행기의 조종법과 비행원리에 대해 배웠다.ⓒ김헌주
에이블포토로 보기▲지상에서 교관 Dave에게 경비행기의 조종법과 비행원리에 대해 배웠다.ⓒ김헌주
당신은 비행기를 타보셨나요? 많은 분들이 비행기를 타보셨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질문을 바꿔보겠습니다. 당신은 직접 비행기를 조종해본 적이 있나요? 거의 대부분 비행기를 조종해본 경험이 없을 것입니다. 비장애인도 경험하기 힘든 경비행기 조종을 사지마비 장애인인 제가 무사히 마치고 돌아왔습니다. 자, 이제 제 좌충우돌 도전기를 시작하겠습니다.

세상에 쉬운 도전은 없는 법이지요. 경비행기 도전을 위한 준비과정 역시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그중 단연 가장 어려웠던 점을 꼽으라면 그건 바로 현지와의 컨텍 이었습니다.

저는 영국과 호주의 flyingschool, light aircraft association 등 경비행기와 관련된 모든 곳에 장애 상태와 배우고 싶다는 의사를 담은 이메일을 보냈습니다. 몇날 며칠을 노심초사하며 답장을 기다렸습니다.

역시나 대부분의 비행기관에서는 답장조차 받을 수 없었고, 연락이 가능했던 장애인을 위한 비행스쿨은 외국인을 위한 비행교습은 실시되고 있지 않다는 사실을 전해왔습니다.

거절당하기를 여러 차례, 일주일이 지나 조바심이 생길쯤 비행 연수기관 airsport QLD의 교관 'Greg'으로부터 아주 긍정적인 연락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그는 운전면허를 소지할 정도라면, 장애인도 경비행기를 조종할 수 있다고 하였습니다. 그렇게 Greg과의 인연은 시작되었습니다. 그는 과거에 한국유학생을 가르쳐 본 경험이 있었고, 그로인해 한국을 정말 좋아했습니다.

4개월이라는 짧지 않은 기간 동안 계속 e-mail과 전화로 연락을 하며, 전반적인 내용들을 상의하고, 드디어 도전을 위해 태평양을 건너 호주에 첫 발을 내딛었습니다.

지난 8월 브리즈번에 도착한 우리는 기차를 타고 IP switch 이동 후 역에서 교관 Greg과 Dave를 만났습니다. 그들은 푸근하고 따뜻한 분위기에, 인상도 매우 좋았습니다. 이메일과 전화로 연락을 주고받았던 Greg은 기분 좋게 유쾌한 남자였습니다. 우리는 예정대로 Greg과 Dave의 집으로 이동해 짐을 풀었습니다.

첫날 저는 Dave의 집에서 홈스테이를 했습니다. Dave의 아내 Dien은 반갑게 맞이하며, 우리를 위해 특별히 쌀밥을 지어 저녁을 대접해 주었습니다.

다음날 아침 일찍 연수를 받을 BOONAH 비행장으로 이동했습니다. 비행장의 격납고에는 십여 대가 넘는 비행기가 있었습니다. 비행장에 도착하면 차를 몰고 비행장을 돌아야 했습니다. 이는 야생 캥거루가 종종 비행장에 나타나 발생할 수 있는 사고를 예방하는 방법이었습니다.

첫 비행에서 Greg은 저를 drifter를 태워주었습니다. drifter는 경비행기보다 더 가볍고, 비행을 생생하게 즐길 수 있는 비행기로, 쉽게 말해 경비행기를 자동차에 drifter를 오토바이로 견줄 수 있을 것입니다.

drifter에는 창문이 없어 비행하는 내내 피부에 생생하게 와 닿는 속도감과 짜릿한 기분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하늘에서 방목되어있는 소와 말, 펠리컨, 야생 캥거루 등을 볼 수 있는 매우 즐거운 경험이었습니다.
경비행기 비행을 마친 교관 Greg은 “"Good~Very good!!”을 외치며 많은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김헌주
에이블포토로 보기▲경비행기 비행을 마친 교관 Greg은 “"Good~Very good!!”을 외치며 많은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김헌주
지상에서의 연수는 교관 Dave에게 경비행기의 조종법과 비행원리에 대해 배우는 이론교육이었습니다. 이제는 Greg과 함께 경비행기에 올랐지만 drifter의 짜릿함을 찾을 수는 없었습니다.

그 대신 저를 극도로 긴장하게 만드는 기압차에 의한 두통과 조종하기에 너무나 무거운 비행기 조종의 핵심인 스틱을 다루는 것 이었습니다.손가락을 움직일 수 없는 저로서는 바람에 의해 흔들리는 스틱을 조종하는 것이 너무나 벅찼기 때문입니다.

비행 내내 조종을 위해 안간힘을 쓰느라 팔 근육의 피로도가 증가했고 그로인해 어깨가 아파왔기 때문에 오랜 시간 비행을 할 수조차 없었습니다. 아쉽고 두려운 비행이었습니다. Greg도 이 부분에 대해서 많이 안타까워했습니다. 그렇게 첫 비행은 큰 실망감을 안겨주었습니다.

다음날 Greg과 함께 다시 비행기에 올랐습니다. 이번에는 조금 더 오랜 비행을 하기위해스틱조종을 오른팔과 왼팔을 번갈아가며 경비행기를 조종했습니다.

그것 역시도 저에겐 만만치 않은 일이었습니다. 스틱조종에 애를 먹는 저를 지켜보다가 Greg은 비행 중 갑자기 모든 조종을 멈추라고 말했습니다. 겁이 났지만 손을 슬며시 뗐습니다. 아니 그런데! 스틱에서 손을 떼면 추락할 것만 같았던 비행기는 스스로 중심을 잡고 비행하고 있었습니다.

이상기류로 인해 비행기가 왼쪽으로 기운다 싶으면 다시 자기 스스로 수평을 이루며 안정적인 비행을 하였습니다. 네 Greg이 제게 체험을 통해 가르쳐 주고 싶었던 것은 바로 '경비행기는 결코 위험하지 않다.'라는 사실이었던 것입니다.

이 경험은 엄청나게 긴장하며 스틱에 온 힘을 쏟아 붓고 비행하던 저를 편안하게 해주었습니다. 그 이후 제 비행은 안정감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또한 스틱에 무리하게 힘을 싣지 않을 수 있어, 그 덕분에 팔을 바꾸며 스틱을 잡는 번거로움 없이 조종이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서서히 저는 경비행기 조종에 적응해 나갔습니다.

마지막 날 저는 더욱 안정감을 되찾았고, 두 시간 남짓한 비행을 수월히 해낼 수 있었습니다. Greg은 저를 향해 "Good~Very good!!"을 외치며 많은 칭찬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경비행기 조종은 게게 정말 쉽지 않은 도전이었습니다. 하지만 "Try and Try"라는 Greg의 조언처럼 끊임없이 시도하고 노력하면 무엇이든 해낼 수 있다는 것을 몸소 체험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무모할 것만 같았던 도전이었지만, 어려운 순간을 딛고 마침내 해내었습니다.

소중한 경험을 통한 깨달음을 무기로, 인생을 살며 눈앞에 펼쳐진 수많은 난관에 봉착할지라도 저는 용기를 갖고 맞설 것이며, 도전하려는 열정을 더해 노력에 노력을 거듭해 무엇이든 해낼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합니다. "I can do it, you can do it. So we can do it!"

*이 글은 ‘2010장애청년드림팀’ 호주팀의 멤버 김헌주님이 보내왔습니다. 에이블뉴스 회원 가입을 하고, 취재팀(02-792-7166)으로 전화연락을 주시면 직접 글을 등록할 수 있습니다.

-장애인 곁을 든든하게 지켜주는 대안언론 에이블뉴스(ablenews.co.kr)-

-에이블뉴스 기사 제보 및 보도자료 발송 ablenews@ablenews.co.kr-
출처 : Free style...
글쓴이 : 자유인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