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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2010.9.9(화): 여유로워지다

freestyle_자유인 2010. 9. 10. 11:23

 

어제부터 좀 여유로워진 느낌이다.

 

왜냐구요?

배에서 인터넷이 자유롭게 어제 밤부터 되기 때문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물론 인터넷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내가 이제 여기 생활에 나름 적응되어 가기 때문이라고 보인다.

배에서의 생활과 식사 등에도 불편은 있지만, 고생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기도 하겠다.

게다가 너무 더웠던 한여름의 열기가 지나가고 아침 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불기 때문일 지도 모른다.

 

얼마나 됐나 하고 전화기를 눌러 달력을 봤더니, 오래된 것 같지만 3주가 좀 지났을 뿐이다.

8월16일 서울을 떠나, 17일 이스탐불공항에서 비행기를 갈아타고 기다리다가 17일 오후에 뉴욕 JFK에 도착했으니 말이다.

지나고 보니 공항에서 배의 탐색을 위해서 일주일 차를 빌린 것은 잘 한 것이었으나, 생각했던 prepaid cellphone을 빌리지 않은 체 공항을 나선 것은 가장 잘못한 일 중에 하나였다.

몇년 전에 거의 않 사용한 전화카드가 있기는 했지만, 제한적인 효용에 그칠 수 밖에 없었다.

왜냐하면 가겠다고 해서 기다리는 사람들에게 전화로 적절히 연락을 하지 못하고 마냥 기다리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어쨋던 첫날부터 대학동창인 이복수사장집으로 갔다.

몇년만에 만나 회포를 풀면서 아침에 나와 첫날은 코넥티컷, 둘째날은 코넥티컷과 뉴욕시 근교를 찾아가 워낙 보러왔던 Lord Nelson 35와 와서 보게된 Tayana 37, Alajuela 38, 그리고 Island Packet 35를 봤다.

LN 35는 정말 단단하게 잘 만들어진 배여서 인상이 깊었고, A 38은 너무 반짝반짝 나무에 빛이 나서 마음이 뺐겼다.

그리고 IP 35는 연식이 거의 없는 편하게 만들어진 신식 배여서 마음이 끌렸다.

 

그 다음에는 워싱톤디씨 근교에 있는 제자의 집으로 갔다.

애도 낳고, 커다란 집에서 잘 살고 있었다.

여기서도 쉬면서 워낙 보러 왔던 Westsail 32와 Island Packet 37, 그리고 근처에 있으니 보게된 Alajuela 38과 Tayana 37을 살펴봤다.

아나폴리스에서 본 IP 37은 독일 엔지니어가 장기항해를 하려고 정성들여 꾸며놔서 좀 비쌌지만 너무 마음에 들었다.

몇년 전에 왔던 델타빌에 있던 WS 32 도 과연 주인의 얘기처럼 오래됐지만 잘 꾸며진 좋은 배에다가 가격도 좋았다.

 

이렇게 미리 예약한 계획에 따라 배들을 보다 보니 벌써 도착한 지 한주일이 다 되서 계약한 렌트카를 돌려주기 위해 일단 뉴저지에 살고 있는 동창인 이득영사장집으로 갔다.

워낙 계획은 짐을 풀고, 차를 가지고 공항에 가서 돌려주고, 버스를 타고 친구집으로 다시 돌아오는 것이었다.

그런데 문제는 이사장집이 뉴저지라고 하기에는 너무 시골 한적한 곳에 차가 없으면 안될만한 곳에 위치한 것이었다.

그래서 결국 차를 한주나 그 일부 더 빌리는 것으로 전화해서 재계약하고 그집에서 장고(?)에 들어갔다.

 

사실 장고라고까지 할 것도 없었다.

마음에 드는 배가 몇대 있으니 우선순위를 정해서 오퍼를 하고, 받아들여지면 사고, 아니면 다음 우선순위의 배에 다시 오퍼를 하면 되는 것이었다.

하루가 않 걸렸다.

마음을 정했다.

제일 예쁜 클래씩한 배로 하기로 했다.

로드아일런드 가까이 위치한 코넥티컷 동부에 있는 Mystic이라는 조그만 항구/관광 마을에 있던 Alajuela 38이었다.

친구집에서 전화로 오퍼하고, 친구 사무실에 가서 팩스와 전화로 필요한 서류에 싸인하고 돈을 디포짓하는 등 결정적인 구매의 절차를 시작했다.

 

1976년도 풀킬의 대양항해용으로 기본이 튼튼하게 잘 만들어진 배를 2년 전에 퇴직한 의사부부가 선체의 침수선 밑부분은 젤코트를 베껴낸 후에 에폭시 페인트로 방수처리를 하고 침수선 위는 올그맆 페인트로 칠했다고 하고, 매스트와 붐은 다시 칠을 벗기고 페인트를 칠한 후에, 나무들도 칠을 벗기고 다시 니스를 여러번 (부분에 따라서는 15번까지 칠했다고 한다.) 칠한 후에 부속들은 다 새것으로 기본적인 것들만 장착을 한 배이다.

전기배선도 배관도 엔진도 다 뜯어내고 다 새것들로 장착하였다고 한다.

그래서 이 사람이 들인 인건비는 빼고 새로 산 장비와 재료 값만 해도 내가 제시한 배의 가격 정도가 될 것이라고 한다.

어쨋던 한국적 상황이나 대양항해에도 모두 만족스러운 형태의 배인데다가 실질적으로 새배를 타는 기분을 낼 수 있고, 항해 중에도 왠만한 고장은 나지 않을 안전성도 높기에 나의 감성적인 면과 이성적인 면을 모두 만족시켜주는 배였다.

 

이렇게 오퍼를 하고 나서는 코넥티컷으로 올라와서 배를 다시 보고, 급하게 배 검사를 할 수 있는 써배이어를 찾아서 급하게 부탁해서 배를 검사했다.

배는 다음날과 그 다음날 이틀 간에 걸쳐서 반나절은 물위에서 내부와 외부 검사를 진행했고, 나머지 반나절은 바로 옆에 있는 보트야드에 가서 리프트로 배를 상거하고 물 밑에 있던 선체의 부분들을 자세히 검사하였다.

그리고 나서는 바다로 나가서 약 2시간여에 걸쳐서 엔진 시험과 돛을 펴고 쎄일링 시험을 했다.

그러고 나서는 보고서가 나올 때까지 며칠을 기다렸다가 다음주 월요일 오후 늦게야 보고서를 받아 읽고 아무 문제가 없다고 판단되어 2010년 8월31일 화요일 오전에 잔금을 지불하고 배에 대한 서류를 받았다.

이렇게 오퍼를 하고, 검사하고, 자세한 사항을 정하고 돈을 내고 서류를 받는데 또 다른 두번째의 한주일이 걸렸다.

 

그러고 나서 마지막 세번째의 한주일에는 배에 아무 것도 없기에 각종 작은 도구와 먹거리, 비누 치약 물 등을 사서 가져오고 여기 생활에 적응하려고 노력하였고, 마침내 자전거도 빌리고 prepaid cellphone도 사고, 잘 수 있는 배와 목욕할 수 있는 머리나 시설 등에 화요일과 수요일에 들어가면서 드디어 생활에 여유가 생기기 시작했다.

그래도 아직은 모든 게 부족하고 불편했다.

게다가 그 와중에 허리케인이 온다고 하니 배에 부족한 밧줄과 펜더 등을 사서 택시에 싣고와서 장착하여 허리케인의 영향에 대비했다.

 

또 되어야하는 인터넷 무선연결이 않되어, 할 수없이 도서관을 찾아가니 여름이라 주말에는 일찍 닫고, 저녁에는 모기에게 뜯겨서 가기가 싫었다.

이러면서 일주일 자전거를 타고 이웃마을에 가서 그릇도 한두개 사고, 쌀도 사고, 컵라면과 깡통숲 등에 밥솥도 사고, 가루우유에 한잔용믹서까지 사서 이제는 배에서도 간단한 요기는 할 수 있고, 근처에 있는 중국집과 아침식사 카페, 좀 더 먼 다양한 식당 등에고 가보면서 이 마을 식당들도 즐기고 이틀에 한번은 중국식도 먹으면서 살아가고 있다.

이렇게 한주일은 리핏팅 준비 과정이기도 했지만, 기본적으로 여기 미스틱에서 시작하지만, 앞으로 일년간이 되던 적게 되던 기본적으로 배에서 먹고 살기 위한 리브어보드 (live aboard)의 준비기간이었다고 생각할 수 있겠다.

 

게다가 그제에는 웨스트머린에 도매가격으로 필요한 부품과 장비들을 잔득 주문했고, 어제는 여기 은행에서 은행계좌를 개설하고 콕핏의 다져와 비미니, 오닝 등을 알아 본 가게에는 안하겠다고 거절을 하고, 이 배에 부족햇던 기본 항해 장비인 리깅들에 대해 의논하고 그 가게에서  작업하기로 계약을 했다.

이 작업이 마무리되면 병행해서 현재 있는 돛 말고 인너스테이쎄일, 스톰짚, 스톰트라이쎄일 등을 주문하고 사야 한다.

 

그 사이에 작은 컴퓨터에는 OPenCPN이라는 항해 프로그램을 깔고 작동확인하고, 문제가 있던 GPS입력 문제도 해결했고, 배에서 계속 Grib화일도 다운받아보게 됐다.

배에 장착된 기본 항해장비와 내가 가져온 휴대용 항해장비, 그리고 컴퓨터를 통한 항해소프트웨어까지 이제 거의 세수준의 항해정보를 갖추게 되었다.

게다가 배에 없던 컴퓨터 화면으로도 활용할 수 있는 주로 오락용과 항구에서의 날씨 확인을 위한 TV와  음악감사을 위한 CD-deck과 스피커, 그리고 바다에서의 기후 확인을 위한 휴대용 월드밴드 래디오도 지난 며칠내에 주문을 했다.

 

그러다가 어제 밤부터 왠지 배에서 쉽게 인터넷이 되니 이제 배에 대한 준비도 진행되고 먹을 것도 부족하지 않고 필요한 것들을 인터넷으로 알아볼 수도 있으니 부러울 게 없는 듯 한 마음이 든다.^^

내 생활에서 <인터넷>이 얼마나 많은 부분을 그리고 얼마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지를 새삼 느끼게 됐다.

 

출처 : cool2848의 블로그 연습
글쓴이 : cool2848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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