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일지· 항공 관련

국민조종사 선발 팁 (지원 서류 작성에서 탑승까지)

freestyle_자유인 2023. 8. 5. 14:02

국민 조종사 도전 8년만에 뽑힐 수 있었다.

믿거나 말거나지만, 예전에 미대교수님이 전투기를 타고 하늘에 그림을 그린다는 내용의 책(?) 기사를 본 적이 있다. 그래서 그때 ’일반인도 탈 가능성은 있구나..!‘ 하는 생각을 했었다.

그러다가 일정 시간이 지난 싯점에 연예인이 전투기를 탔다는 소식을 기사로 접하게 되었고 그때 이건 아니지 싶어 공군에 일반 국민도 전투기를 탈 기회를 달라고 공군 게시판에 항의가 섞인 건의성 글 올린 적이 있다.

그 뒤 몇 년이 흐른 뒤 1기 국민조종사 뽑은 후에 <국민조종사 선발> 이 시작 됐다는 걸 뒤늦게 친구 통해 알게 되었다.

그 뒤로도 정보가 없어 지원 못하다가…4번 도전하고 7기 조종사가 됬으니 4회때부터 도전 한 셈인가??

일단 첫 번째 도전은 서류지원에서부터 바로 떨어졌다.
국민 조종사가 되어야 겠다는 열망이 커서 너무 많은 것 지원서에 써 넣었다.

여기서 팁을 주면
1. 서류접수시 내용에는 공군의 핵심가치와 자신의 스토리를 연결해서 쓰면 좋다. (공군 관련 자료는 공군 싸이트 들어가면 다 나온다.  공군의 역사와 미래, 혹은 요즘 KF -21 관련 이야기도 나쁘지는 않을 것 같다)

2.면접에서는 (2,3 도전때는 답변도 잘 했는데 떨어져서 사실 이해도 잘 안 됐고 조금 화도 났다. 그래서 7기 도전 안 하려다가 뜻을 같이 하는 페친이 그래도 내보는게 어떠냐고 해서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지원했다)
일단 공군이나 비행, 도전 같은 것과 삶의 궤적이 맞는지?  그리고 본인이 공군을 홍보할 수 있는 인물이라는 것을 알려야 하는데 이건 대놓고 홍보라는 단어를 쓰기보다는 스스로가 인싸의 역할을 할 수 있는 인물이라는 걸 어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디테일한 세부 내용은 글로 쓰기가 어려워 생략)

*추가: 영상 면접
(포스터 보니 7기때는 영상 면접이였다는게 생각나서…!)
처음에는 비행을 배우고 있다는 것을 어필하려고 비행 배우던데 가서 비행기앞? 운전석에 앉아 멘트하며 찍었는데 비행원 대표가 비행기 주인이 따로 있어서 조심스럽다고 하고 촬영을 부탁하는 상황도 애매해서 결국 그런 상황에서 찍은 영상은 하나도 못 썼다.

다행히도 나중에 내가 그린 전투기 작품을 배경으로 정 중앙 모니터를 보고 나의 생각을 잘 전달하는 영상을 추가로 찍을 수 있어서 이걸 제출했다.  (저처럼 찍을 필요는 없지만 친구가 촬영 감독인데 자기네 촬영 중간에 그 조명 이용해서 저를 찍어 주겠다고 해서 도움을 받았습니다. )

자신의 정체성? 다른 지원자와 다른 자신과 공군과의 연결을 보여줄 수 있는 상징적인 무언가가 배경에 있으면 더 좋을 것 같다.


3.마지막 항공생리테스트.
이게 제일 중요하다.
면접에 뽑혀도 여기서 탈락하면 끝!

일단 항공생리훈련(테스트)는 청주에서 하기 때문에 미리 하루 전에 청주에 갔다.
그 와중에도 맡은 업무가 바빠서 그걸 체크, 진행하면서 다음 날 면접도 걱정이 되니 긴장감이 올라가는 상황.
그래서 불면증 올까봐 맥주 사서 마시고 잤는데… 그러면 안 되는 거였다. ㅠ

일단 가면 혈압부터 잰다. (술마시면 혈압 놀라간다. )
나의 경우는 나이 때문에 혈압이 조금 높아진데다가, 건강 검진 할 때 보면, 상황에 따라 혈압이 다르게 나오는데 아무리 아닌 척해도 긴장감이 높으니 당연히 혈압 높게 나올수 밖에 없었다. 그런 상황에서 간절함을 읽으셨는지 의무 담당하는 분이 감사하게도 여러번 다시 혈압을 재주셔서 어렵게 통과.
그런데 또 다른 문제가 발생했는데 어금니 하나가 없었다는 것.
그런게 문제가 될거란 생각은 전혀 해보지도 못했는데 뭐라도 방법을 찾아야 할 것 같아 현장에서 공사지원 관련 정보를 마구 찾았던것 같다. 그래서 찾은 정보가 공사 전투기 훈련병으로 지원할때도 문제가 되긴 하는데 그 경우는 나중에 임플람트 하는 걸 전제로 뽑는다고. 그 문구를 예로 들어 임프란트 식재 전에도 훈련을 할 것인데, 하루 타는데 그걸로 제지 당하는건 옳지 않다는 점을 피력.(그만큼 간절했다. 8년 도전에 다음에는 기회가 없을 것이니에 마지막 기회라 여겼다)

여러 테스트를 거치지만 그 중 제일 중요한 건 뭐니 뭐니해도 G테스트다.
솔직히 G테스트 같은 경우 두 번의 기회를 주는데, 7기 선발때는 유튜버로 팔로워 수가 어마어마한 트레이너분이 같이 생리테스트 받는 위치임에도 본인이 이미 뽑힌것처럼 행동하며 돌아다녔는데, 결국 G테스트에서 떨어지는 바람에 창피해서 바로 도망가 버렸다.(이게 중요한 이유는 비행 중 사고가 나면 문제가 크기 때문이다)

일단 G테스트는 호흡법이 아주 중요하다.
그건 말로 들어도 앞에서 누가 1:1로 알려주는게 아니라 어렵다.(국민조종사에는 떨어졌지만 이미 체험이 있던 앞서 말한 페친분께 문자로 설명을 듣긴 했는데 솔직히 그래도 내가 한 건 엉터리였다)

재밌는 에피소드 하나.
예전에 G테스트 해봤다며 사람들에게 현장에서 호흡법을 알려준 분도 기절.  모두 놀리며 웃었는데 2차에 겨우 합격해 그 분도 나와 같이 전투기에 탑승했다.
그때 같이 국민 조종사로 뽑힌 분 중 한 분은 의미 & 홍보상 그 분이 되어야 하는 상황이라… 비공식으로 아마 기회를 한번 더 더 준 듯 싶었는데 어렵게 통과.
(얼굴이 예뻤던 리포터분과 이분, 그리고 신부님이 대표 인터뷰어가 되어 TV에 가장 많이 나왔다. ㅠ)

나는 나름 호흡을 한다고 했는데 엉터리였고, 솔직히 깡으로 버틴게 맞다. (정신력? 정신줄 안 놓으려고 엄청 집중했다) 나도 하마터면 기절할 뻔 했는데 주변에서 “고개 들어” 라는 소리가 들렸고 그렇게 자세 바꿔서 통과.

또 하나는 문제가 된 코스는 다 같이 앉아 기압 바꿔가면 문제푸는 과정이 있었는데,  답이 맞고 안 맞고 보다 귀에 이상 반응이 나타나는지 여부를 보는 것이였다. 불이익 없을테니 귀 아픈 사럼 말하라고 했는데  나는 너무도 순진하게 손을 들었고, 귀를 살피더니 (귀에서 피가 날 뻔했는데) 심각 수준이 아니라 통과(스킨스쿠버도 교육도 받고 바다 입수 체험도 도전 했다가 포기한게 이퀄라이징이 안 되기 때문이였다)

그런데 나중에 알게 된 사실- 함께 뽑힌 다른 도전자는 귀가 아프고 피가 났는데도 말하지 않고 일부러 아무렇지도 않음 척 웃음을 지어 보여 통과했다는 것.
위험 할 수도 있어서 속이면 안 되는 일이지만, 도전자들 모두에게는 그만큼 간절하다는 반증일 수도 있다

그당시 나는 여자고 상대적으로 나이가 많았지만, 사실 여러 운동 신경 + 여러익스트림쪽 레져를 즐겨왔고 기본적으로 건강한 편이다.
그러나 같이 선발 된 분 중에는 가녀린 여성분도 있었는데 이분은 국민조종사 도전을 위해 일부러 체력을 기르는 운동과 호흡법을 오래도록 연습했다고 했다. 경우에 따라  자신의 신체 정도를 파악해서 그런 준비를 하는 것도 필요할 것 같다.


4.선발 후 비행.
처음에는 그냥 플래트하게 비행을 해서 ‘이게 뭐지? 관광용 비행도 아니고..?!’ 했는데 나중에 옆 전투기를이 기동을 시도해 거기에 반응을 하자 그때서야 “내게 원하냐?”고 조종사분이 물어 보았다.
그래서  ”그거 하려고 탄건데?“ 라고 말하니 기동 시작.
그때 앞 조종사 호흡 시작하는 걸 듣고 나도 어설피 조종사분 따라 호흡을 했다. (소리만 했을 수도 있다ㅎ)

그리고 감동스러웠던 한 순간.
강릉에가서 요트를 탈때면 뒷쪽 산에서 전투기가 나타나 비행 훈련을 하다가 돌아가곤 하는데 (아마도 원주에서 뜨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 그때 ‘나도 전투기 타고 저랗게 산맥 넘어와 이 항구 바라볼 수 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늘 했었다.
그런데 내가 하늘에서 강릉 랜드마크인 호텔과 바다를 보며 비행을 하고 있는 것이였다. 배에서 본 전투기와 전투기 안에서 강릉바다와 항구보는 시간이 하나로 겹쳐지며 꿈이 합치되는 느낌이랄까? 너무 감격스러웠다.

그리고 또 하나.
전투기에 에어컨 있다.
나는 그것도 모르고 더운데 억지로 참았는데 비행 다 마치고 내려와서야 에어컨을 켜는. (그때서야 에어컨도 되는 거냐고 물었지만 이미 때 늦은 질문.)


5. 비행 후
비행 후 나는 괜찮았는데 앞서 말한 운동으로 체력 키웠다는 여성분은 화장실 가서 30분째 안 돌아 온다고 내가 가서 확인해 달라고…!
사실 말로 설명하기 애매한 부분이 있는데 아마도 비행이 너무 힘들었던 것 같다.

6.유의사항
그리고 공군에서 안보상 비행때 내부 찍지 말라고 해서 나는 아예 핸드폰 안 갖고 탔다. (그런데 이게 애매한게…규정은 지키는게 중요한데  찍으신 분도 있다)  그런데 솔직히 다른 분이 전투기 안에사 셀카 찍은거 보면서 부러웠던 것도 사실. 공군에서 절대 하지 말라고 한다.
그래서 그 선택은 각자에게 맡겨야 할 듯.

*제 티스토리 방문이 국밈조종사 선발 공고 나간 후 급격히 올라가는 것을 보고, 아무것도 모르고 맨땅에 헤딩하던 제가 떠올라 도움이 되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글 올립니다.

참고로 네이버 <제트윙스> 라는 (국민조종사가 되고자 하는 분들의 모임) 카페에 들어 오시면 당장은 아니라도 이후 도전 하실때 도움이 많이 될 겁니다.

혹시 이 글이 도움이 되어 국민 조종사로 선발 되시면 국민조종사 모임때 와서 인사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이글이 도움이 되길 바라며 여러분들의 도전이 성공하기를 바랍니다.

https://afplay.tistory.com/24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