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권 회화의 무대가 되는 곳은 주변의 친숙한 장소들이다.
변화가 대표하는 랜드마크나 언론에 자주 등장하는 공공건물들, 그리고 불빛이 반짝이는 밤거리와 햇볕이 따사로운 한낮의 산책로 등 사람들의 발길이 잦은 도시의 풍경이 주를 이룬다.
이 장소들은 모두 빠르고 활발하게 '현시대의 역사'가 생성되고, 또 금세 다른 것으로 대체되는 곳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그는 회화를 제작하기 전, 직접 출사를 다니며 현장에서 찍은 사진을 바탕으로 작업하는데, 카메라를 통해 기록된 찰나의 순간은 그의 회화 속에서 새로운 방식으로 재현된다.
화면에 묘사된 것은 '사진적인 재현'과는 거리가 멀다.
대신 그는 사진에 담긴 시각작 현실과 불잉치하는 자신의 기억, 그리고 그에 대한 주관적 내면읙을 개입키면서, 형태를 감각정으로 변형한다.
때문에 익숙한, 잘 알고 있는 현실 풍경들은 비현실적으로 왜곡된 상태로 제시되어, 화면에 긴장을 형성한다.
특히 흐물흐물 녹고 있는 듯한 고체의 건물, 중력의 지배를 거스르며 소용돌이를 일으키는 사물, 핏빛으로 몰들여진 하늘에서는 초현실적인 분위기마저 느껴진다.
또한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도로 위의 차들이 내뿜는 조명은 마치 장시간 노출된 사진에서처럼 빛의 잔영이 길게 이어져 있고, 빠른 속도 때문에 형체가 지워진 듯 '흐릿하게' 나타나기도 하는데, 이는 화면 속 현실이 시간의 구속에서도 자유로움을 보여 준다.
이번 전시엔 이전 보다 거친 질감과 불안정한 색채와 구도 등을 활용한 작업들이 눈에 띈다. 대법원와 구괴의사당, 헌법재판소, 시청등 공권력의 중심에 서 있는 건물을 그린 작품들이 그것이다.
그의 관심이 개인적인 기억이 얽힌 소재에서 최근, 한국사회가 공유하는 문제에 대한 고찰로 확장되었음을 엿볼 수 있다.
어둡고 쳬쇄적인 분위기가 업도하는 이 장면들은 역사와 사회에 대한 '굴절된 인긱'과 인간 소외 문제를 상징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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