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은하 "모르는 얼굴"/2012.8.30~9.23/Nature Poem 빌딩 GYM project
네이처 포엠 빌딩 3층 엘리비에터에서 맨 처음 마주하게 되는 갤러리.
본래 가려던 갤러리는 아니였지만 호기심에 문을 열었다.
작가의 이름은 나중에 확인하였지만,
그녀의 작품을 블로그에 올리기로 한것은 문을 열고 마주하자 마자 느끼게 되는 에너지다.
마치 내면의 무의식의 세계를 풀어 놓은 듯한 그(녀)의 작품은
마주하는 이가 그녀의 삶을 모르더라도 아주 많은 그리고 깊은 심리적인고 정신적인 것들을 겪고,
또한 그것을 풀어낸것이라는 느낌이 바로 와닿았기 때문이다.
그렇기때문에 그녕의 작품에는 힘이 느껴진다.
'힘'이란 단어는 많은 것을 내포한다.
남자들에게서 느기는 무력적인 느낌의 힘이 있고 정신적인 강인함을 느끼게 하는 힘이 있다.
'그녀에게서 느끼는 힘은 자신의 내면 속으로 속으로 들어가 한바탕 소용돌이를 느끼고 난 뒤에 풀어 놓는
그녀의 독백같은 이야기이기 때문에
관람객들에게 그녀가 풀어내는 이야기에서 힘을 느끼게 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GYMproject에서는 8월 30일부터 9월 23일까지 박은하 작가의 개인전이 열린다. 박은하의 작업은
재현의 요소가 존재하면서도 해석적인 표현이 다분하다. 기하학적인 형태로 즉흥적인 선율처럼
퍼지는 선들은 화면의 상황이나 장면에 대한 작가 본인 나름의 관점과 해석을 표현하며 구상적인
이미지와 함께 추상적인 형태로 결합된다.
이번 개인전을 준비하기 전까지 박은하 작가는 주로 사회적인 문제 혹은 관심거리와 같은 것을
소재로 작업해왔다. 하지만 한 해 두 해 작업을 하면서 그녀는 거시적 관점의 이야기를 하는 것이
결국은 타인의 이야기를 빌려오는 것이고 본인에게 크게 공감이 되지 않아 작위성이 느껴지는
한계에 부딪혔다.
그래서 사적인 부분일지라도 자신의 이야기로 작업을 풀어내야 할 필요성을 느꼈고 이번 전시를 처음으로 개인적인 이야기를 꺼내 작업을 했다.
전시의 타이틀인 ‘모르는 얼굴’은 박은하 작가의 유년 시절에 대한 기억이며 성장하며 겪어 온
경험이다.
어린 시절 어머니의 가출로 17년간 연락이 닿지 않아 생사조차 알지 못한 채 살아온 그녀는 최근
에 다시 만난 어머니에 관한 이야기로 작업을 풀어나간다.
다소 충격적인 경험일 수 있지만 작가는 당시 감정에 큰 동요가 생기기보다 현실에 집중하게
되었다고 한다. 과거를 되돌아보거나 상기하지 않고 오히려 회피하며 주어진 현재를 살아온 그녀
는 이제 자신을 돌아보지 않고서는 진정으로 자연스러운 본인만의 작업을 이어나가기가 쉽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스스로를 돌아보고 온전히 자신의 것을 이야기한 박은하 작가의 이번 작업은 더욱 성숙했고 다음
작업을 더 기대하게 한다.
각기 다른 크기로 전시장 한쪽 벽면을 가득 채운 캔버스 조각들은 2010년 개인전에서 전시한
대표작 ‘이 사람을 보라_Ecce Homo’의 일부분으로 캔버스 화면 밖에 그린 날개 형상의 벽화를
무작위로 분리하고 조립하여 재구성한 작업이다. 기존의 범 사회적인 주제를 이야기하며 현대
인간이라는 큰 범주 속에 각각의 내러티브가 있는 작업 방식에서 사적인 이야기를 풀어내는 작업
방식으로 변모하면서 날개 벽화가 그 과정을 넘어가는 장치로 활용되었다.
이전 작업에서 날개는 현대인이 가지는 욕망이나 파토스적인 측면을 비유했으나 이번 작업에서는 개인의 감정을 풀어내는 장치로 쓰였다.
-블로그 아트허브에서 발췌-